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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01. 2019

고래를 위하여 - 정호승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푸른 바다에 고래가 없으면
푸른 바다가 아니지
마음속에 푸른 바다의
고래 한 마리 키우지 않으면
청년이 아니지

푸른 바다가 고래를 위하여
푸르다는 걸 아직 모르는 사람은
아직 사랑을 모르지

고래도 가끔 수평선 위로 치솟아 올라
별을 바라본다
나도 가끔 내 마음속의 고래를 위하여
밤하늘 별들을 바라본다

정호승 - 고래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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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한마리 불러봤습니다.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남아있던 가슴의 허전함을 메우려 잡으려 떠나던 어린시절  '고래사냥'의 그 고래였을지,
'마음속에 한 마리씩' 키우며 자랐던 그 고래일지,
내 마음속에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게 고래는 그렇게 깊은 마음속을 들락거리고 있나봅니다.
마음의 깊은 바닷속을 헤엄치며,
그렇게 나와 함께 자라던 내 고래는,
그렇게 가끔 별을 바라보기위해
마음 수평선으로 올라 오기도 했었지요.
그런 날은, 나도 가끔 내 마음속 고래를 위하여 같이 별을 바라보았나 봅니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문득,
그렇게 세월을 보낸 내 마음속 고래를 불러봅니다
여전히 잘 지내고 있는지,
그 오랜 세월 잘 견뎌왔는지,
수평선에 올라 온 고래와 눈을 맟춰 봅니다
그 고래의 초롱한 눈이 젖은건
고래의 눈물일까요
바다물일까요,

장마끝의 반짝이는 햇살에,
오늘은 여러분 마음속 고래와 따스한 차 한잔 어떨까요.
세상 모든이들의 마음의 고래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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