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Aug 17. 2019

개와 늑대의 시간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제가 재미있어하는 구절중에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나름 의미가 신선해서 문득문득 머리속에 떠오르는 구절중 하나이지요

알려진 뜻으로는
하루에 두번 해가 질때와 해가 뜰때의 어스름한 시간, 밤과 낮이 교차하는 '이른 새벽'과 '늦은저녁'을 말한다합니다.
모든 사물이 어스름하니 저 언덕너머 다가오는것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날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한다는 프랑스 말에서 나온 말이라 하네요.

그래서인지 적과 아군이 구분이 되지않을때도 이런비유를 쓰기도 하구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런 내용으로 쓰이기도 하곤 했지요.

친숙한것이 어스름 빛에선 낯선 위협적인 모습으로도 보이는 시간이기도 한데 박완서님은 수필집에서 이렇게도 이야기 했답니다.
'역설적으로, 낯설고 적대적이던 사물들이 거짓말처럼 친숙해 보이는 시간, 그래서 나는 이 시간이 좋아...'

그런가봅니다.
어쩌면 세상이 모든 사물은 거기에 그대로 존재하는데,
그 존재가 내 편일지 아닐지 결정하는건 나의 마음인가봅니다.
개는 여전히 개이고, 늑대는 여전히 늑대일텐데,
그걸 기대하고 착각하는건 우리들의 몫이곤 하지요
'너 참 낯설다..'라는 말은 어쩌면 그에게 '개와 늑대의 시간'이 왔다는 말일수도 있어요.

살아가면서 우린 또 얼마나 많은 개와 늑대의 시간을 맞이하고 보낼까요.
내 앞에는 또 얼마나 많은 개들이 늑대가되고,
또 얼마나 많은 늑대들이 개임을 알게될까요.
나는 또 어스름속에서 무엇으로 보여질까요.

살아가는 그 어느 어스름 저녁의 ' 개와 늑대의 시간'을 기다려볼까합니다.

세상 모든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배은망덕 背恩忘德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