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날의 귀찮은 일중 하나는 쑥쑥 자라는 작은 앞마당 잡초를 베는 일입니다. 깎고 돌아서면, 비만 한번 와주면 생명력 좋은 잡초들을 마당을 무성하게 덮습니다. 농약 같은 제초제를 안 쓰려 하다 보니, 그만큼 사람 손이 필요한가 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러다 보니 어제 아침엔 엄지 손톱만한 참개구리도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아직은 이런저런 벌레들이 분주한 자연을 볼 수 있기도합니다.
어느 글에서 보니, 세상에서 제일 효과적인 제초제는 가을바람이라 합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면 자연스레 자라는 풀들도 속도가 늦어지고, 그렇게 풀 베는 일에서는 해방될 수 있다하니, 요즘 들어 선선하게 부는 새벽과 밤의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뜨거운 여름엔 꽃 향기 맡을 겨를도 없었습니다. 봄 날의 향기가 여름의 햇빛엔 같이 말라 버려서일까요 선선한 바람부는 가을엔 또 다른 풀 향을 기대해 봅니다.
지구에서 가장 무용하고 각박한 게 사람들이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사람들의 마음 덕분에 치유 받는 것이 우리네 마음이기도 할 겁니다 화향백리 인향만리를 그려보면서 이 늦여름, 세상의 어느 하늘아래 천리 만리 떨어져 계신 모든 분들과 싱그런 묵향, 보송한 꽃 향은 함께하지 못해도, 묵향 가득 묻힌 글귀로 사람사는 좋은 향기는 같이 나눠볼까 합니다
싱그런 오늘, 오늘의 작은 소망 하나씩 마음속에 열어 보실 여러분 모두의 아름다운 향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