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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26. 2019

화향백리 인향만리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화향백리 인향만리 – 꽃의 향기는 백리를 가고, 사람의 향기는 만리를 간다

여름날의 귀찮은 일중 하나는 쑥쑥 자라는 작은 앞마당 잡초를 베는 일입니다.
깎고 돌아서면, 비만 한번 와주면 생명력 좋은 잡초들을 마당을 무성하게 덮습니다.
농약 같은 제초제를 안 쓰려 하다 보니, 그만큼 사람 손이 필요한가 봅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러다 보니 어제 아침엔 엄지 손톱만한 참개구리도 눈을 마주치며 인사하고,
아직은 이런저런 벌레들이 분주한 자연을 볼 수 있기도합니다.

어느 글에서 보니, 세상에서 제일 효과적인 제초제는 가을바람이라 합니다.
선선한 가을 바람이 불면 자연스레 자라는 풀들도 속도가 늦어지고,
그렇게 풀 베는 일에서는 해방될 수 있다하니,
요즘 들어 선선하게 부는 새벽과 밤의 선선한 바람이 반가운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뜨거운 여름엔 꽃 향기 맡을 겨를도 없었습니다.
봄 날의 향기가 여름의 햇빛엔 같이 말라 버려서일까요
선선한 바람부는 가을엔 또 다른 풀 향을 기대해 봅니다.

지구에서 가장 무용하고 각박한 게 사람들이긴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사람들의 마음 덕분에 치유 받는 것이 우리네 마음이기도 할 겁니다
화향백리 인향만리를 그려보면서
이 늦여름,
세상의 어느 하늘아래
천리 만리 떨어져 계신 모든 분들과
싱그런 묵향, 보송한 꽃 향은 함께하지 못해도,
묵향 가득 묻힌 글귀로 사람사는 좋은 향기는 같이 나눠볼까 합니다

싱그런 오늘,
오늘의 작은 소망 하나씩 마음속에 열어 보실
여러분 모두의 아름다운 향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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