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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러올 수 없는 기억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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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삿짐을 정리하다가 플로피디스크를 발견했습니다.
지금은 잊힌,
사용할 곳도 방법도 없어져버린
존재조차 잊힌 컴퓨터의 A드라이브의 주인공이죠.
흔적처럼 대부분의 컴퓨터 프로그램의 저장 아이콘은 이 플로피 디스크를 그린 것이죠.

오래된 짐 안에서 비닐도 뜯지 않은 플로피 디스크를 발견하고 많은 생각이 듭니다.
저 한 장의 디스크 안에는,
내 젊은 시절의 설렘이
내 젊은 시절의 사랑이
내 젊은 시절의 그리움이
내 젊은 시절의 꿈이 기록되어 있었을 겁니다.

저 플로피 디스크는
지금은 꺼내 볼 수도 없는
지금은 읽어 볼 수도 없는
그대로 묻혀버린 내 젊은 날의 한 때를 보는 듯했습니다.

오래된 짐 속에서 꺼낸 플로피 디스크 한 장을 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여러분의 기억은 어디에 저장되어 있을까요.
우리의 추억은 어디에 기록되어 있을까요

세상 모든 기억들의 빛바랜 흔적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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