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구성원이라 할지라도 살아가다 보면, 서로가 맘에 안 드는 투성이 일 겁니다. 자식들은 내 맘 같지 않고, 남편이나 아내도 마뜩지 않습니다. 살아온 세월이 몇 해인 데도,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것이 다른 이들의 허물입니다. 그리하여 내 맘 같지 않은 남편은 '저 놈의 영감탱이'가 되고, 맘에 안 드는 부인은 ' 집구석 여편네'가 됩니다. 말 안 듣는 애들은 '징그러운 웬수들'로 변해버립니다.
그 영감탱이와, 여편네와, 웬수들이 성당에 모여 행복한 성가정을 기도합니다. 다 좋은데, 저 남편만 고쳐지면, 다 좋은데 저 부인만 고쳐지면, 다 좋은데 아이들만 제대로 되면, 우리 집은 평화롭고 행복하고 여한 없는 가정이 될 것 같다 기도합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가족 구성원을 있는 그대로 보아주지 못하는 나 자신에게 있지 않을까요. 정작 남편을 부인을 아이를 영감탱이로, 여편네로, 웬수들로 만드는건, 내가 만든 내 마음속 잣대 때문은 아닐지요.
성가정 축일에 정작 기도할 것은, 우리 가족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도록 나의 마음을, 나의 눈을, 나의 가슴을 여는 용기와 지혜를 빌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