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 이 밤이 너무 신나고 근사해요 내 마음에도 생전 처음 보는 환한 달이 떠오르고 산아래 작은 마을이 그려집니다 간절한 이 그리움들을 사무쳐오는 이 연정들을 달빛에 실어 당신께 보냅니다
세상에 강변에 달빛이 곱다고 전화를 다 주시다니요 흐르는 물 어디쯤 눈부시게 부서지는 소리 문득 들려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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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님의 '달이 떴다고 전화를 주시다니요'를 그려봅니다.
그런가 봅니다 반가운 이의 안부는, 그저 반가운 겁니다. 내용이야 어떻든, 시간이야 어떻든, 이 순간에 나를 생각해 전화를 걸어주었다니 그럼 된 거지요. 설령 달이 떠있지 않다 하더라도, 설령 밤이 아니더라도 그리운 이의 안부 전화는 그저 반가운 겁니다.
그리운 이의 안부전화로는 매일 보는 저 달도 생전 처음 보는 달이고 매일 듣는 새소리도 생전 처음 듣는 소리입니다. 당신이 안부를 물어준 바로 그 순간의 달이고 별이니까요.
한 때, '여러분은 안녕하신지요?'를 묻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자보에 적혀있던 그 안부 인사가, 사회의 안녕을 이야기하고, 사회의 부조리 속에서 힘들게 사는 우리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경각심을 일으켜주기도 했지만, 어쩌면 그 안부인사 신드롬이 더 빠르게 퍼진 이유 중 하나는, 누군가가 나의 안부를 물어준다는 반가움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옆집 사람조차 모르는 개인의 시간들 속에서, '안녕하시냐'며 안부를 물어줌은, 버석하기만 하던 우리의 가슴에 따스한 온기를 넣어줌과 같았을 겁니다.
세월이 흐른 지금, 문득 이 즈음의 우리들이 궁금합니다. 우리는 지금 어떠한지요 우리는 오늘 안녕한지요
붓끝에 시를 묻혀 본 오늘, 문득, 여러분의 안부를 불으며 평화를 기원해봅니다. '잘 지내시죠? 안녕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