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 박시교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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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같은 시절이야 누구나 가진 추억
그러나 내게는 상처도 보석이다
살면서 부대끼고 베인 아픈 흉터 몇 개
밑줄 쳐 새겨 둔 듯한 어제의 그 흔적들이
어쩌면 오늘을 사는 힘인지도 모른다
몇 군데 옹이를 박은 소나무의 푸름처럼

힘 - 박시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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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클래식 기타를 치던 때가 있었습니다.
뭐 대단한 실력은 아니고 혼자 독학하면서
누구나 쳐본다던 '로망스'나 연주하고 그랬었죠.
그래도 나름 그리 기타를 치던 시절엔
손가락 끝에 제법 굳은살이 생겼습니다.
말랑하던 손가락으로 파고드는 기타 줄의 아픔을 견디면서, 조금씩 조금씩 연습을 하다 보면,
어느새 손가락 끝이 적당히 단단해져서 웬만한 코드를 잡기가 수월해졌었지요.
그게 아픔을 참아 낸 연습의 힘일까요
지금은 잊힌 기타 실력만큼
다시 물렁해져 버린 손끝이 되었지만 말이지요.

박시교 님은 시에서 그리 이야기합니다
살면서 겪었던 힘든 걸음의 시절,
아픈 상처의 시간, 부대끼며 베이고 긁히던 날들이,
'밑줄 쳐 새겨 둔 듯한 어제의 흔적'들이
그렇게 옹이가 되어
그렇게 우리의 삶을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요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어려움이
지금의 아픔이
굳은살이 되고 옹이가 되어,
옹이 몇 개 몸에 지닌
단단한 껍질의 소나무처럼,
모든 이들의 내일이
푸르게 빛이 나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단단한 옹이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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