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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요 겨울밤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입춘이라고 글을 쓴 저녁에 함박눈처럼 눈발이 흩날렸습니다.

춥지 않은 겨울이었기에 그 눈이 반가웠습니다.

종이장처럼 얇게 깔리고선 멈춰버린 눈발이지만

아침의 기온은 입춘이 무색하게 딱 겨울 날씨입니다.


부엉이 그림을 하나 그려놓고

이런저런 글귀들을 찾아봅니다.

어릴 적 귀에 익은 겨울밤 동요를 그려봅니다.

사각형의 아파트로 이사 오기 전에는

종종 부엉이 소리도 짙은 밤에 들리곤 했지요

요즘엔 부엉이 소리가 들리긴 할까요.


어린 시절 생각하니 그 당시엔 '부리부리 박사님'도 있었습니다.

'나는야 부리부리 부리부리 박사'라며 흥얼거리시던

그 부엉이 박사님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있으려나요

지금의 펭수같은 인형탈의 원조일지도 모릅니다.

모든 어려움을 척척 해결해주시던

부리부리 박사님도 뜬금없이 생각이 나네요


유럽에선 부엉이가 복을 불러온다 하여

인형으로 만들어서 집에 장식하곤 한다죠.

아쉬운 대로 부엉이 그림이라도 카톡 프사로 올려놓고

로또나 한 장 사 볼까요.


감성적인 동요 한 구절 써놓고

속마음은 속세의 마음인 오늘 아침입니다.

그래도 다들 추억도 돋우시고

부자도 되시고

이리저리 마음 편안한 하루이길 기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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