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날개쭉지 쪽에 새끼손톱 반만 한 작은 멍울이 생겼습니다. 딱히 아프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고, 커지는 거 같지도 않고, 또 내가 잘 볼 수도 없는 곳이라 잊어버리고 지냈습니다. 그러던 요즈음 수시로 병원 가보라 재촉하던 아내 등쌀에 어제 병원을 갔습니다. 이리저리 보내는대로 갔더니 오늘 아침 수술을 잡아 뜬금없이 오전에 수술을 하고 왔습니다 일단 걱정할 것은 아니지만 본 김에 떼어내자 하네요. 그렇게 tv로만 보고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수술실에 엎드려 살짝 긴장한 채 수술을 마치고 나왔습니다. 이제야 마취도 풀리고 약기운도 퍼져 몽롱합니다.
그렇게 뜬금없이, 내 몸무게를 줄였습니다. 비록 몇 그램의 덩어리일지라도 그렇게 몸에서 떼어내었습니다. 뱃살을 줄여야 하는데 어깨살을 줄였네요. 보이지 않던 곳이었지만 그래도 떼어내니 개운합니다.
몽롱한 상태에서 생각해봅니다 마음도 그럴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지내다 보면 생각 많은 날은 가슴에 주렁주렁 생각 주머니들이 달립니다 이 생각 저 생각에 가슴이 무거워집니다 그럴 때도 이렇게 쉽게 떼어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지요. 몸무게뿐만 아니라 마음의 무게도 줄일 수 있으면 좋을 텐데요.
살짝은 뻐근한 몽롱함에 오늘은 마음의 무게를 잠깐은 잊어볼까 합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편안한 주말 맞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