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먹으면 절감하는 건 언제 밥 한번 먹고 싶은 사람들조차도 시간을 내서 보긴 어렵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좋아하지 않거나 잘 맞지 않는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옆 분단에 앉았던 은경이와 재무팀의 박 대리가 그랬듯이 인생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된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이들의 공적인 업무를 위장한 사적인 짜증과 걱정을 위장한 모욕과 질문을 위장한 무례함에 마음을 졸이고, 상처받고, 미움을 쌓는다.
하지만 월급의 2배짜리 명품백만이 낭비가 아니고, 연예인 걱정만이 낭비가 아니다. 우리 삶에서 곧 사라질 존재들에게 마음의 에너지를 쏟는 것 역시 감정의 낭비다.
그만두면 끝일 회사 상사에게 어쩌다 마주치는 애정 없는 친적에게 웃으면서 열받게 하는 빙그레 쌍년에게 아닌 척 머리 굴리는 여우 같은 동기에게 인생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에게 더는 감정을 낭비하지 말자.
-김수현의 나는 나로 살기로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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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히 내리는 비와 낮게 내려앉은 하늘이 어수선한 마음을 조금은 가라앉혀 줍니다. 따뜻한 차 한잔을 두손에 쥐고, 수필집에서 읽은 한 구절을 그려봅니다.
그러게요. 인생을 살면서 우리는 참 많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죠. 그 중에 참 좋은 이들과 오랫동안 함께 하기도하고, 때론 다시는 만나지 말아야할 악연을 만나기도 합니다. 그리고 또 많은 사람들은, 내 인생을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이기도 하네요. 수많은 인연들이 식처럼 얽히고 섥히는 삶중에서, 때론 우린 의미없는 지나가는 인연들로 인해 소중한 우리의 마음을, 소중한 우리의 시간을, 상처받고 손해보면서 살기도 합니다.
그런 감정소모에 힘들어하는 우리에게 이 에세이는 그리 이야기하네요. 이젠 더 이상 인생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상처받지 말라고요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에 의미없는 사람들때문에 시간 낭비 말라고요.
촉촉한 비에 감성이 말랑해지는 오늘, 나의 마음에 대해, 우리의 마음에 대해, 조용히 생각해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