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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21. 2018

서시 - 윤동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와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서시 –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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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님의 서시를 그려봅니다.

윤동주님의 시를 읽을때면,

청춘의 마음으로, 인생이 참담한 격변기 안에서 괴로워하고 아파하던 그 시절 시인의 마음이 그려집니다

비에, 바람에, 풀잎이 흔들리고 별이 스치움에 가슴 아파하던 윤동주 시인이었지요.

그래서 일까요

서시는 우리들에겐 가슴 한구석에 자연스럽게 자리잡은 자경문 같은 글귀가 아닐까 합니다

하늘을 보며, 별을 보며,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우리 모두는 그렇게 바라며 기억하며 자라왔을겁니다.


가끔 뉴스에서 파렴치한 이들이나,

갑질로 기고만장한 이들이나,

정치권력의 기득권에 눈먼 이들의 이야기를 듣게될때면,

어쩌면 그들은,

어린 시절 읽었던 이런 싯구의 기억은 이미 희미해지고,

부끄러움은 마음 구석으로 밀어넣고

더 이상 하늘을 올려다 보지 않으며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일까 생각도 해봅니다.

-하긴 하늘을 올려다보지 않고, 날아다니면서 내려다 보기만 하던 사람도 있긴 하더군요 -

 

오늘은 하지입니다.

낮의 길이가 제일 긴 날이라지요

그만큼 밤은 짧아서 밝은 하늘이 오래 보이는 날일겁니다.

어쩌면 하늘이 오래 보인다는 오늘은,

우리의 부끄러움을 고백할,

우리의 부끄러움을 돌아 볼 시간이 그만큼 길다는 이야기 일지도요


오랜만에 하늘을 우러러 바라볼까요.

바쁘다며 살아온 삶이 지쳐서 일까요,

그 삶 속에 먼지들이 부끄러워서 일까요

하늘을 바라본 게 얼마만인가요.


하늘을 올려다 보자구요

설령 한점 부끄러움이 눈앞을 가린다해도,

설령 무거운 죄책감이 고개를 누른다해도,

그리 하늘을 볼 수 있다면,

그리하여 내 부끄러움을 깨달을 수 있다면,

그리하여 지나온 내 시간을 볼 수 있다면,

그렇게 우리는 희망이 있는거지요

그만큼 우리는 한 꺼풀 더 성장하는게지요.


하지의 맑은 하늘,

지금, 잠깐 올려다볼까요?

창밖으로 한번 내다볼까요?

어쩌면 하늘도 여러분께 미소 짓고 있을지도요.

세상 모든이들의 마음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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