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Mar 06. 2020

여행자에게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여행자에게   -나태주-

풍경이 너무 맘에 들어도
풍경이 되려고 하지는 말아라

풍경이 되는 순간
그리움을 잃고 사랑을 잃고
그대 자신마저도 잃을 것이다

다만 멀리서 지금처럼
그리워하기만 하라.

==============================

어수선한 이 즈음엔 여행도 불편한 절차가 늘어버려
떠나는 마음도 편치는 않을 겁니다.
코로나 때문에 아시아에서 오는 이들에 대한 포비아까지 생기는듯하다니 영 마음이 씁쓸합니다.

여행의 설렘과 두근거림을 기억하며
나태주 님의 '여행자에게'를 그려봅니다.
똑같은 풍경이라도
여행자의 시선으로 보는 풍경은 또 다른 의미가 부여됩니다.
어떤 사람의 삶도 여행자의 시선 속에선
또 하나의 풍경이 됩니다
그렇게 여행자는 세상의 풍경을 가슴에 담습니다

하지만 시인은 이야기합니다.
그 시선 속에서 풍경이 되는 순간
더 이상 여행자가 아니라 풍경이 되고 만다고 말이죠.
어쩌면 현실에 안주하는 순간
순례의 길에서 멈춰 선 순간,
하나의 풍경으로 보이는 순간
여행자로서의 긴장과 감흥과
도전의 흥분이 사라지기 때문일까요
그저 멀리서 지금처럼 그리워하라 합니다.

여행가방을 싸서 공항에 도착할 때의 설렘이 생각납니다.
목적지가 어디던 간에
떠난다 함은
우리에게 여행자가 되는,
내 눈앞에 또 하나의 커다란 풍경이 시작되는 흥분을 주기 때문일 겁니다.

우리,
이 코로나가 진정되면
어디라도 떠나볼까요
가까운 산이라도
가까운 바다라도
풍경을 가슴에 담으러 떠나볼까요.

설레는 그리움 가슴에 품어보는 건강한 오늘이시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매거진의 이전글 시선 視線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