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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13. 2020

나는 세상모르고 사랏노라-김소월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나는 세상 모르고 사랏노라 - 김소월

『가고 오지못한다』는 말을
쳘업든 내귀로 드렷노라.
萬壽山[만수산]올나서서
옛날에 갈나선 그내님도
오늘날 뵈올수잇섯스면.

나는 세상모르고 사랏노라,
苦樂[고락]에 겨운 입술로는
갓튼말도 죠곰더 怜悧[영리]하게
말하게도 지금은 되엿건만.
오히려 세상모르고 사랏스면!

『도라서면 모심타』는 말이
그무슨 뜻인줄을 아랏스랴.
啼昔山[제석산]붓는불은
옛날에 갈나선 그내님의
무덤엣 풀이라도 태왓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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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김소월 님을 만나봅니다.
어수선한 이 시기에
소월의 노래가 가슴에 더 짙게 불려지는건
어쩌면 소월이 건네주시는 따스한 손길 때문일까요

세상 모르고 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상보다 내가 더 잘 달리는 줄 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상이 이대로만 흘러갈 줄 알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니
그 철없음이
그 무모함이
부끄러습니다
나는 그렇게 세상모르고 살았었나 봅니다.

이 시를 써보면서
소월님의 시 원문보다는 송골매의 노래가 더 입가에 흥얼거려졌습니다.
덕분에 몇 번을 고쳐 썼네요
아마 오늘은 이 노래가 흥얼거려지겠지요
이젠 세상이 조금은 눈에 들어오면서 말이지요.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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