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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21. 2020

꼰대를 보신 적 있나요?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꼰대를 아시지요?

권위적인 사고를 가진 어른을 비하하는 예전부터 쓰이던 단어죠
일설로는 백작을 뜻하는 꼼대 comte에서 왔단 이야기도 있고, 영남 사투리 꼰데기에서 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확인된 바는 아무것도 없다 하네요
이렇게 근원도 확실하지 않은 단어가 꾸준히 살아서 이어져 내려오고
근래에는 오히려 더 자주 회자되는 건 아마 단어보다 더 끈질기게 이어져 내려오는  꼰대 정신 때문은 아닐까요.

그만큼 주변에 꼰대들이 더 늘어난 걸까요
아니면 그만큼 침해받는다고 생각되는 권위들이 더 많아진 걸까요
희한한 건 주변엔 꼰대들이 그리 많다 하는데,
아무도 내가 꼰대라고는 생각은 안 한다는 거죠.

며칠 동안 꼰대라는 단어가 머릿속에서 왔다 갔다 했습니다.
딱히 꼰대를 만난 것도 아니고,
나의 착각이듯이 내가 꼰대 짓을 한 것 같지도 않았는데 말이죠.
어쩌면 어수선한 요즘 세상의 뉴스에서
또 다른 꼰대의 변종을 본듯해서 인지도 모릅니다.
신은 그리하라 한 적 없는 교리를 앞세우는 자칭 종교인의 몰염치한 행태나,
국민은 원하지 않은 것을 민심이라 내세우는 정치인의 핑크빛 헛된 공약이나,
어수선할 때 내 한몫이나 챙기자는 이기주의자들의 검은 손들은
어쩌면  자신의 일천한 권위를 내세워 세상을 현혹시키려는 변종 꼰대들의  모습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신념과 아집은 다르고,
명예와 권위는 다릅니다
내가 틀린 것일 수 있습니다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린 겁니다
답하지 말고 물어보아야 합니다
존경은 권리가 아니라 이 모든 배려에서 나오는 성취라 합니다.

백작의 comte이던, 꼰대기의 꼰대이던,
그렇게 또 하루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들여보며 물어봅니다
'꼰대를 보신 적 있나요?'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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