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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r 31. 2020

개나리 - 이은상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개나리 - 이은상

매화꽃 졌다 하신 편지를 받자옵고,
개나리 한창이라 대답을 보내었소
둘이 다 봄이란 말은 차마 쓰기 어려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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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천에 노란색이 한창입니다
개나리는 저리 모여서 빛을 냅니다.
또 하나의 봄의 시작은
저 노오란 개나리가 아닐까 합니다.
매양 봄이면
습관적으로 진달래꽃만 불렀기에
오늘은 개나리 시를 한 글자 얹어봅니다.
이은상 님의 개나리입니다.

매화가 졌다며 겨울이 감을 슬퍼하는 편지에
이제 개나리가 핀다며 봄을 반기자 합니다
정작 봄임에도
둘 다 봄이라는 말을
차마 쓰기 어려운 것은
그 계절이 우리네 인생과 닮아서일지도 모릅니다.

세월은 흘러
이제 이렇게 매화꽃 지는 시절이기에
눈 앞에 개나리 핀다고
우리의 봄날이다라 할 수 없음은
서로 알고 있음이 더 애틋합니다

그리 또 한 번의 우리의 봄이 이렇게 왔습니다.
어느 겨울,

또 매화꽃 짐을 서러워 할 수 있겠으나
지금 우리의 몫은
이 봄의 개나리를
이 봄의 초록을
이 봄의 시작을 보고 즐김이 아닐지요.

그렇게 우리 옆에 자리한 봄
노오란 개나리가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에 찰랑이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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