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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pr 01. 2020

청춘 독립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봄이 기다려지고, 3월이 기다려지는 건,
단지 계절만의 이유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3월이 되면, 청춘들이 새로운 학년을,
새로운 학교를, 각자의 새로운 사회를 경험하는 나름대로의 새로 시작함에 대한 각자의 설렘이 가득한 시절이기 때문이기도 했을 겁니다.
아쉽게도 이번 코로나가 그런 청춘들의 새 시작의 첫걸음에 재채기 한번 해버린 느낌이어서 아쉽습니다.
하지만 또 그들은 그들대로의 시작을 해 나가겠지요.
오늘 하루가 출발의 전부는 아니니까 말이죠.

우리 아이도 서울에 있는 학교 앞에 작은 자취방을 얻어 주었습니다.
나름 이런저런 준비하고 물건 옮기고 하는 게, 이사 한번 하는 것 같은 똑같은 수고가 들어가더군요.
그래도 아이는 자기만의 공간이 생긴다는 것에 대해, 독립한다는 것에 대해 즐거워하는 듯합니다.

집에 같이 있을 땐, 방 청소하는 것 때문에 여느 부모와 아이들처럼 끌탕을 했었습니다.
자취방으로 옮기면서 그렇게 지저분하게 하고 살면 어쩌나 걱정도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전 다 꾸며놓은 자취방을 가보니, 오호라,, 제법 멋진 카페 분위기입니다.
나름대로 자신이 생각한 인테리어를 연출했더군요.
속으로 ' 이 녀석 , 집에서도 이리 좀 해보지..' 생각했는데, 돌아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어쩌면 자신이 만든 공간을 자신이 꾸미는 것이기에 더 애착을 갖고 정돈할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같이 살던 집은, 자신이 선택한 것도 아니고, 부모가 정해 준 방에서,  부모가 사준 가구로 이리저리 쌓고 옮기고 하는 것이니 자신의 취향이 아니었을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 또한 부모인 나의 취향대로, 나의 성향대로 정리하고 살기를 강요했었던 것일지도요.

삶도 그러할 겁니다.
어쩌면 은연중에 아이들에게 우리가 살았던 익숙한 삶의 형태를 강요하고 있지는 않았을지요.
정작 삶에는 다양한 해답은 있지만 정답은 없는 건데 말이지요.
그들의 삶을 만들고 꾸미고 살아가는 데에
내가 정해준 틀이 아니라 그들이 선택한 공간에서 꿈을 꾸고, 삶을 살아가게 응원해야 하는 건데 말이지요.

청춘들의 꿈을 응원합니다
청춘들의 독립을 응원합니다
제발 내년이 아니라 한 달 뒤까지라도
멋지게 꾸민 자취방이 유지되길 기원합니다

세상 모든 청춘들의 오늘의 힘찬 한 걸음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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