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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29. 2018

바람이 붑니다 / 나태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바람이 붑니다

창문이 덜컹 댑니다

어느 먼 땅에서 누군가 또

나를 생각하나 봅니다

 

바람이 붑니다

낙엽이 굴러갑니다

어느 먼 별에서 누군가 또

나를 슬퍼하나 봅니다

 

춥다는 것은 내가 아직도

숨쉬고 있다는 증거

외롭다는 것은 앞으로도 내가

혼자가 아닐 거라는 약속

 

바람이 붑니다

창문에 불이 켜집니다

어느 먼 하늘 밖에서 누군가 한 사람

나를 위해 기도를 챙기고 있나 봅니다。


바람이 붑니다/나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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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줄기는 오르락 내리락하며 저마다의 열기로 뜨거워진 공기를 식혀줍니다

바람은 불어서 분주한 발걸음으로 자욱해진 먼지를 날려줍니다.

자연은 그렇게 우리 삶을 덖어주나 봅니다.


바람이 마당의 나무들을 휘젓고, 창문을 덜컹대는 날,

나태주님의 ‘바람이 붑니다’를 써봅니다.


바람 불어 창문이 덜컹댐은 어느곳에서 누군가 나를 생각함이라 합니다

춥다는 것은 내가 살아 있음이요

외롭다는 것은 내가 혼자가 아닐 것이라는 약속이라 하니

이 바람, 이 외로움속에서도 견딜 수 있겠습니다.


창문의 켜진 불이 나를 위해 기도를 챙겨주는 한 사람이 있음이라면

그 덕분에 어지러운 세상에서 가슴 한구석 따스한 온기를 지필 수 있겠네요.


몰아치는 바람에도 희망을 얻고

추운 빗속에서도 따스함을 얻을 수 있음은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해 준다는,

누군가 나를 위해 기억해 준다는 마음 때문일겁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렇게 누군가의 그리움으로, 누군가의 기도로 견뎌가고 살아가는지도요.

나 혼자 살아간다고, 세상은 혼자 가는 길이라 이야기 하여도

결국은 그 길을 걸어가는 힘을 낼 수 있게 함은,

그 길을 견딜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게 함은,

어느 바람부는 밤,

나를 위해 기도를 챙겨주는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연인, 나의 그리움들 덕분일겁니다


장마는 그렇게 오르고 내립니다

하늘은 여전히 낮게 내려옵니다.

지금 이 순간,

어느 하늘아래에서 나를 기억하는 작은 기도 한 자락 올려지길 바라며,

내리는 장마비에, 부는 바람에,

지치고 외롭고, 춥고 쓸쓸하여,

어디선가 온기를 찾아 머뭇거릴 당신의 가슴을 위해

저도 작은 기도 한 구절 챙겨 볼까요.

오늘,

여러분 모두의 마음속에, 어머니 손길같은 따스함과 평화가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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