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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14. 2020

숲 - 정희성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숲에 가 보니 나무들은
제가끔 서 있더군
제가끔 서 있어도 나무들은
숲이었어
광화문 지하도를 지나며
숱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왜 그들은 숲이 아닌가
이 메마른 땅을 외롭게 지나치며
낯선 그대와 만날 때
그대와 나는 왜
숲이 아닌가

숲 - 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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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은 점점 짙어집니다
뽀얀 송화를 잔뜩 뒤집어쓰고도
희끗희끗 아카시아를 가지마다 매달고도
어린 초록이 익어가면서
숲은 그렇게 짙어갑니다

초록 짙은 산을 걷다보면
그 모든게 숲이 됩니다
길가에 휘어진 나무들도
저만치 꿋꿋한 나무들도
바닥에 낮게 핀 작은 제비꽃도
그렇게 제 자리에서 숲이 됩니다
그렇게 저마다의 몫으로 숲이 됩니다.

그런 숲을 보며
시인은 우리 삶을 보았나 봅니다
하물며 나무들도 저리 모여 숲이 되는데
부딫히며 스쳐가는 우리는 왜 숲이 아닌지
바라보며 다가오는 우리는 왜 숲이 아닌지
숲같은 빽뺵함 속에서
왜 우리는 외로운 나무들인지
시인은 생각하나 봅니다.

숲같은 관계 속에서
숲같은 사람들속에서
우리는 그렇게 외로운 나무입니다
그렇게 스스로의 몫으로 살아가며
그렇게 스쳐가는
그대와 나는
외로운 숲입니다

세상 모든 외로운 이들의 숲같은 포근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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