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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16. 2020

시청 앞 지하철역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시청 앞 지하철 역에서 너를 다시 만났었지
신문을 사려 돌아섰을 때 너의 모습을 보았지
발 디딜 틈 없는 그곳에서 너의 이름을 부를 땐
넌 놀란 모습으로 음음음
너에게 다가가려 할 때에 난 누군가의 발을 밟았기에
커다란 웃음으로 미안하다 말해야 했었지

살아가는 얘기 변한 이야기 지루했던 날씨 이야기
밀려오는 추억으로 우린 쉽게 지쳐갔지
그렇듯 더디던 시간이 우리를 스쳐 지난 지금
너는 두 아이의 엄마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지
나의 생활을 물었을 때 나는 허탈한 어깨짓으로
어딘가에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 했지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에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우리의 영혼에 깊이 새겨진
그날의 노래는 우리 귀에 아직 아련한데

가끔씩 너를 생각한다고 들려주고 싶었지만
짧은 인사만을 남겨둔 채 너는 내려야 했었지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
너의 모습이 사라질 때 오래 전
그날처럼 내 마음에는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는 날에
빛나는 열매를 보여준다 했지
우리의 영혼에 깊이 새겨진
그날의 노래는 우리 귀에 아직 아련한데

동물원 - 시청앞 지하철 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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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의사생활이라는 드라마를 정주행하면서
우연히 이 노래가 들렸습니다.
동물원의 '시청앞 지하철역에서' 입니다.

잔뜩 힘들어간 막장드라마에 지치고,
ppl범벅의 상업드라마에 실망하던 참에
오랜만에 흐뭇해지는 드라마를 만났습니다.
가슴 조리는 긴장도, 음모도, 권력다툼도 없어서 좋습니다.
병원에서 벌어지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추억의 시절과 함께 그린 드라마인데 판타지가 아닌것으로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제발 우리나라에 이런 의료인들만 가득한게 사실인거로 생각하며 보기로 했습니다.
이 드라마가 좋은 건 주연들의 흐뭇한 이야기도 있지만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단역들의 멋진 연기들입니다.
작은 단역인데도 그리 멋진 연기들을 하니 놀랍습니다.
어쩌면 연극을 오래한 분들이 아닐까 생각도 해봅니다

그 드라마 8중 삽입된 이 노래를 들으며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가 봅니다.
잠시 시청앞 지하철도 타보고
그 북적이는 사람들 속에서 당신의 모습도 찾아봅니다.
그렇게 당신의 안부를 묻고
그렇게 머쓱한 미소를 당신께 보내봅니다.

노래에는 세월이 담기나 봅니다
노래에는 추억이 묻나 봅니다
지금 이순간
세월 흔적 묻은 내 열매를 돌아봅니다.
젊은 시절의 약속이
젊은 시절의 꿈이
젊은 시절의 그리움이
지금 내 열매엔 어찌 익어있는지
시청 지하철역에서 지금 당신을 만난다면
이젠 내 열매를 보여줄수 있을지
조용한 노래 흥얼거리며
수십년을 돌아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멋지게 익어가는 열매를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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