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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May 29. 2020

콩가루 집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지인이 인절미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콩고물이 잔뜩 묻혀진 갓 찧어낸  인절미가 참 고소합니다.
떡을 많이 먹으면 안되는데 맛난 떡을  앞에놓고 참기는 쉽지 않네요.

콩가루가 잔뜩 묻은 인절미를 먹다가 문득 '콩가루 집안'이란 단어를 생각해 봅니다.
무심코 흔히 쓰는 말이었지만 왜 콩가루 집안이라는 말이 쓰일까 궁금하여 이곳저곳을 찾아보니
'분란이 일어나거나 가족들이 모두 제멋대로여서 엉망진창이 된 집안' 을 콩가루집안이라 말한다고 하네요.
근데 왜 그런 집안 사정을 굳이 콩가루 집안이라 했을까요.
쌀가루도 있고 밀가루도 있는데 말이죠.
그 이유는, 쌀가루나 밀가루등은 물로 반죽을 할 때 잘 뭉쳐지는데 , 그 반면 콩가루는 뭉쳐지지 않고 흩어지는 습성때문에 그리 쓰였다 하네요.
그래서 집안 구성원이 그리 불뿔이 흩어지는걸 콩가루 집안이라 하게되었다 합니다.

옛 속담이나 어원들을 살펴보면 그 시대의 상황이 잘 나타나는듯 합니다.
농경사회에서는 가족의 구성원이 중요하고, 각각의 역할이 중시되고, 서로간의 협력이 중하게 인식이 되죠.
한 마을의 구성원으로서도 각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기에, 서로 의견이 맞지 않고 지시를 따르지 않는 그런 가족이나 구성원은 마을의 안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에 좋지 않게 보게 된 것일겁니다.

아마도 '콩가루집안'이라는 단어는 개인의 성향을 중시하는 서양에는 존재하지 않을겁니다.
정착생활을 하는 농경문화가 아닌 개인주의적인 유목민족에서는 또 다른 문화이니까요

세월이 흐르며 세상의 형태가 변하듯,  단어도 세월이 흐르면, 또 다르게 변해 가기도 할겁니다
'콩가루 집안'이란 단어도 과연 나쁘기만 한걸까요.
물론 아직도 우리의 전통적인 권위체계와, 가족 구성원의 합일을 중시하는 분들도 많고, 그런 전통적인 관습이 아직까지 우리의 대부분의 모습일것이고요.

하지만, 굳이 가업이라고 명명된 것 때문에,
굳이 부모의 욕심을 따르기 위해,
하고 싶지 않은 공부를 하고, 원치 않는 직업을 갖게되는 이들도 있을겁니다.
상황의 전후관계야 다 다르겠지만,
한편으론 개인의 의사와 능력을 존중하고,
각자의 취향대로 살아가는 삶도 나쁘지 않을겁니다
자신의 특성과 개인의 장점을 스스로 표현할 수 있다는것은, 어쩌면 민주적이고 자유주의적인 생활표현의 한 부분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젠 그렇게 콩가루도 새롭게 해석되어야 할 때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기존의 가족의 모습이나 형태가 정답이라 하기엔 요즘의 우리의 삶은 조금씩 변해가고 있으니까 말이죠.
콩가루 집안이 더 고소할 수도 있고,
콩가루 집안이 더 활기 찰 수도 있고,
콩가루가 있어야 인절미가 큰 맛을 내듯,
콩가루 집안이 사회에 도움이 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콩가루 잔뜩 묻힌 인절미 한 점 먹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는 콩가루 냄새 고소한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가정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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