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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12. 2020

아카시아꽃-이해인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아카시아꽃 - 이해인

향기로 숲을 덮으며
흰 노래를 날리는
아카시아꽃

가시 돋친 가슴으로
몸살을 하면서도

꽃잎과 잎새는
그토록
부드럽게 피워냈구나

내가 철이 없어
너무 많이 엎질러 놓은
젊은날의 그리움이

일제히 숲으로 들어가
꽃이 된 것만 같은
아카시아꽃
====================

산등성이 아카시아향도 이제 시들해집니다.
계절이 달려가는 속도는 이렇게 빠른가봅니다.
꽃이 피네 하면 열매가 열리고
봄이 왔나 하면 뜨거운 폭염입니다.

제겐 아카시아향은 군 제대하던 시절로 기억되곤 합니다.
세상은 어수선하던 시절, 그해 6월, 아카시아향이 나면 제대하노라하며 아카시아향만 기다리던 기억이 납니다.
정작 그해 6월 사회로 나와 제일 먼저 맡은 향은 자욱한 최루탄 내음이었던듯 합니다.

그렇게 아카시아는 나무가 주는 악명보다, 그 부드러운 향으로, 고소한 맛으로 우리들에게 기억되곤 했을겁니다.
그런 아카시아를 보고 시인은 ' 철이 없어 저질러 놓은 젊은날의 그리움이 꽃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럴까요.
어쩌면 저 아카시아엔
우리들의 그리움이 향으로 배어,
우리들의 그리움이 알알이 숨어,
그렇게 해마다 꽃이 되어 향이되어 우리곁에 맴도는건가 봅니다.
아카시아 꽃잎을 따며 가슴 조리던 그 아이도,
아카시아 송이를 후루룩 훑어 털어넣던 그 시절도,
이제는 그렇게 해마다 저 산너머 그리운 향으로 기억되어 오나 봅니다.

이 아카시아 향이 사라지기전
그 그리움 한번 기억해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그리움들의 포근함을 기억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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