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Jun 15. 2020

엄마의 김밥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얼마전 집에서 김밥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언제 먹어도 맛있는 김밥이지만,
그 중에 최고는 접시에 담기 전에 손으로 집어먹는 김밥 꼬다리 입니다.
꼬다리를 한입 가득넣고 씹어먹으니 문득 어린시절 어머니가 싸 주시던 김밥이 떠오릅니다.
요즘이야 김밥 만들어주는 천국도 많고, 집에서도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지만, 제 어린 시절의 김밥은 소풍을 갈 때나 먹을 수 있었지요.

어린 마음에 소풍을 가는 흥분감을 더 증폭 시켜주었던건, 새벽부터 김밥을 준비해주시던 어머니의 달그락 거리는 소리와, 선 잠중에도 입맛을 다시게 하던 고소한 참기름 냄새였을겁니다.
그때에도 도시락 싸기전에 집어먹던 김밥꼬다리의 맛은 최고였고 말이지요.

그래서일까요, 요즘도 김밥을 먹을때마다 어머니의 김밥이 생각납니다.
투박한 손끝처럼 무심히 쓱쓱 썰어낸 김밥은 요즘의 김밥집의 김밥처럼 매끈하고 이쁘지는 않지만, 그 맛은 요즘의 어느 김밥도 비할수 없이 맛있었지요.
어쩌면 예나 지금이나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건 '엄마표 김밥'이 아닐까요.
이제는 김밥 싸기조차 쉽지 않아진 투박한 어머니의 손을 보며, 그 맛을 떠올려 봅니다.
여전히 어머니의 저 손안에는 그리운 그 맛이 배어 있을까요.

김밥 한줄 그리다가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르는,
문득 엄마의 손맛이 생각이나는,
문득 엄마가 그리운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 따뜻한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매거진의 이전글 빈 집 - 기형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