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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17. 2020

청포도 - 이육사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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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여름의 햇빛이 따가울때면
문득 이육사의 청포도가 생각납니다.
어느곳에서든 그렇게 마을 전설을 가득담은 청포도가 알알이 열릴듯한 칠월이 저만치 옵니다.

청포도 한 알 익어갈떄엔,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스며들고,
하늘이 알알이 박혀서
고운 청포를 입고 그렇게 포도는 찾아온다 합니다.

그렇게 우리의 희망도 올까요.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올때
우리의 바램도 그렇게 같이 오려나요.

계절과 자연과는 달리 세상은 어수선합니다.
들려오는 사람들의 소식은 연일 찌뿌둥한 먹구름 소식 뿐입니다.
그 흐린 소식도 그렇게 전설이 되어
어느 빛 좋은 날
어느 바다 푸른 날,
고운 청포입은 손님으로
향긋한 포도향으로 찾아 올 날을 기대해 봅니다.

세상 모든 푸른 꿈들의 영글어짐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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