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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29. 2020

조개껍질 - 윤동주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울 언니 바닷가에서
주어온 조개껍데기

여긴 북쪽나라요
조개는 귀여운 선물
장난감 조개껍데기

데굴데굴 굴리며 놀다
짝 잃은 조개껍데기
한 짝을 그리워하네

아롱아롱 조개껍데기
나처럼 그리워하네
물소리 바닷물 소리

조개껍질 - 윤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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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죽을 한 박스 사왔습니다.
두어시간 해감을 하고 맑은 물에 소금간을 한 후, 청양고추 몇 개 숭숭 썰어넣고 팔팔 끓이니 동죽 국물이 시원합니다.
어릴적엔 전혀 이해 할 수 없었던 뜨거운 국물 시원하다는 이야기가 이젠 자연스러워지네요.

맛나게 먹은김에 동죽 한번 그려보고 이런 저런 시를 뒤적이다보니 윤동주님의 조개껍질이라는 시가 있어 한 자락 그려봅니다.

매양 부끄러움과 반성의 마음으로 읽게 되는윤동주님의 시이지만, 종종 이런 고향의 감성같은 포근함이 있는 시도 많이 있어서 읽을때마다 흐뭇해지곤 합니다.
멀리 북쪽에선 바다의 조개도 귀했었나 봅니다.
선물로 받은 조개껍데기를 한참 가지고 놀다가 그만 한쪽을 잃어버렸네요.
한쪽을 그리는 남은 조개의 마음을, 물소리 바다소리를 그리워하는 나의 마음에 담아  써 주었네요.

시원한 조개탕 한 그릇과,
윤동주님의 시 한 구절과,
은은한 묵향이 어우러진 조용한 한 끼가 어수선한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하루입니다.

세상 모든이들의 평화로운 하루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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