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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08. 2020

귀천 - 천상병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 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 빛 함께 단 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면은,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다고 말하리라

#천상병 – #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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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이 시를 읽으면 언제나 안국동 어느 골목이 떠 오릅니다.
나즈막한 어느 담장 너머로 막걸리 내음 가득하게 즐거운 이야기가 들리는듯 합니다
안국동 그 곳엔 암울한 시기에 가슴 저린 세월을 그저 소풍 왔듯이 그렇게 그의 발길이 스며있기 때문일까요, 간혹 들르는 안국동 골목길에선 언제나 시인의 흔적이 보일 듯 합니다.

어릴적 학교시절엔 단체 소풍을 매년 갔지요.
대부분이 고궁과 왕릉 주변이었는데 그 시절의 생각엔 참 재미없는게 단체 소풍이었습니다.
매년 비슷한 곳에 우루루 아이들 풀어놓으니 보는건 항상 같고 별다를게 없었지요.
그저 하루 수업 안 하는게 좋은 일이었을까요.
정작 그 소풍에서 보고 즐기고 온 건 별로 없었던듯 합니다.

그러니 삶의 소풍은 달라야겠지요.
재미있게 놀아야겠지요.
즐겨야겠지요
어차피 소풍인데요
그렇게 놀러 온건데요
소풍 끝나고 돌아가서
아름다웠다 말할 소풍인데요
무얼 그리 집착하고
무얼 그리 끌탕하며
무얼 기다리며 있을 필요도 없는건데 말이죠

삶의 어느 골목 모퉁이 작은 지붕 아래,
파전 한 장 구우며 막걸리 한 사발 내미는
시끌벅적 반가운 친구들이 생각나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즐거운 소풍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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