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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10. 2020

어느 날 -김용택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나는
어느 날이라는 말이 좋다
어느 날 나는 태어났고
어느 날 당신도 만났으니까
그리고
오늘도 어느 날이니까
나의 시는
어느 날의 일이고
어느 날에 썼다

김용택 -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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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문득, 뿌드득 잎파리 펴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깜짝놀라 바라보니 거실 한 구석 화분의 극락조화가 기지개를 켭니다.
조용조용 매일이 그대로인듯 하면서도
벌컥벌컥 물 한사발 들이키고
어느새 키 한 뼘 자라고
어느새 마음 한 뼘 자랍니다.

그렇게 어느 날입니다.
그렇게 모든 날이 어느 날입니다.
비오는 어느 날,
빛 좋은 어느 날,
마음 저린 어느 날,
두근대는 어느 날.
시인의 말처럼 그렇게 오늘도 어느 날입니다.

오늘 아침 김용택 시인님이 tv 방송에 나와서 보는데  제 캘리 한 줄이 같이 나와주네요.
몇년전에 썼던 김용택님의 '마을'이란 시인데 저리보니 또 쑥스럽군요.
오늘도 그렇게 머쓱한 어느날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멋진 어느날을 기원합니다
-사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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