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려놓고 보니 밀인지 가라지인지 알 수 없습니다. 밀이라 생각하고 그리니 밀인듯하고, 가라지라 생각하니 가라지입니다. 가라지는 독보리라는 식물로 밀과 거의 흡사하여 다 자란 후에야 구분할 수 있다 하네요 그러니 밀인지 가라지인지 구분 할 수 없는게 당연한가 봅니다.
내 마음 속도 그러한가 봅니다. 착실한 밀밭과 같은 마음이리라 생각되기도 하다가, 가라지인듯한 마음도 여기저리 싹을 틔웁니다. 때론 그 밀에 흐뭇해 하기도 하다가, 한 구석 가라지에 마음 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밀과 가라지가 다 자라기도 전에 그 마음들에 고민함은 부질없는 일인가봅니다. 마음에 밀만 자라는것도 이상한 일이듯, 마음안에 가라지 없는것도 이상한 일입니다. 밀도 자라고 가라지도 자라는게 세상의 섭리입니다.
밀도 가라지도 자라게 내버려 둡니다. 섵부른 어설픈 손길론 덜 자란 밀을 뽑아내기도 하고, 한 구석 가라지를 못보고 지나가기도 합니다 밀이 자라고 가라지도 자라난 연후라야 솎아내기가 편합니다. 그제서야 밀이 잡히고, 그제서야 가라지가 잡히는것이지요.
마음 속 가라지에 고민하지 않으렵니다.
마음에 가라지가 자란다고 걱정하지 말자구요. 밀도 자라고 가라지도 자라는게 밭이고 마음입니다 이대로 가라지 밭이 되진 않으리라는 마음인 채, 그저 수확 때까지 둘다 자라도록 내버려둡니다. 한결 마음이 편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