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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06. 2018

말하지않은 슬픔이 - 정현종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말하지 않은 분노는 얼마나 많으냐   
들리지 않는 한숨은 또 얼마나 많으냐   
그런 걸 자세히 헤아릴 수 있다면   
지껄이는 모든 말들   
지껄이는 입들은   
한결 견딜 만하리.

말하지않은 슬픔이 / 정현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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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일 불평소리가 담장을 넘어와서 은근히 불편하게 하는 이웃이 있습니다.
뭐가 불만인지 매일 넘어오는 큰소리의  칭얼대는 소리는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은근히 마음을 불편하게 합니다.
딱히 내 잘못도 없는데 공연히 듣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해 지면서, 저 분은 참 인생을 힘들게 사는구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조간 신문에 정현종님의 '말하지 않은 슬픔이'가 실렸습니다.
시가 실린 오늘 신문의 이곳 저곳엔 수많은 이야기들이 같이 있습니다
다툼과 갈등과, 이해와 용서가 여기저기 구름처럼 움직입니다.
어찌보면 우리 사는 세상의 각자의 마음들은 그렇게 구름처럼 온 세상을 흘러가는지도요
분노와 한숨을 쏟아내는 이도 있고,
마음 속 깊은곳에 꽁꽁 쌓아 놓는 이도 있고,
그 마음 구름이 비가되어 내리기도 하고,
그저 바람결에 흘러가 버리기도 합니다.

시인은 이야기합니다
그 많은 타인의 분노와 한숨과 절망을 우리가 이해 할수 있다면,
어쩌면 한결 우리는 지낼만하지 않겠냐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한숨과 절망과 분노를
누구하나라도 이해해 준다면
우리는 좀더 너그러울 수 있을지도요,
결국은 이 순간의 다툼과 불편함과 논쟁은
다른이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함때문일지도요

저 이가 왜 불편한 지 알 수 있다면,
내 마음이 왜 힘든지 그 사람이 알아준다면,
우리들의 하루가 조금은 평화로와 질텐데 말이죠.

담장 너머 그 칭얼대는 목소리의 주인공도
어쩌면 가슴 깊은곳엔 나름대로의 절망과 분노가 있을겁니다
그 마음이 먹구름이 되어 이곳 저곳을 떠다니고
그 구름이 엄한 곳에 소나기가 되어 내리기도 하는걸 겁니다.
아니면 원래 타고난 목소리와 억양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의 개인사야 자세히 헤아릴수는 없지만,
사연이 있겠지 하는 마음을 가져보며
뜬금없이 지나가는 구름비에 젖은 내 마음을 말려봅니다.

올 여름엔 내 마음에 큰 우산 하나 장만해야 겠습니다
좁은 밴댕이 속같은 내 마음이라 그리 큰 우산은 필요없을라나요?

세상 모든이들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가 함께하는 날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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