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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07. 2018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 이선희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가물거리는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

오 끝내 이루지 못한

아쉬움과 초라한 속죄가

옛 이야기처럼 뿌연 창틀에 먼지처럼

오 가슴에 쌓이네

이젠 멀어진 그대 미소처럼

비바람이 없어도

봄은 오고 여름은 가고

오 그대여

눈물이 없어도

꽃은 피고 낙엽은 지네

오 내 남은 그리움 세월에 띄우고

잠이 드네 꿈을 꾸네


이선희 -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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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 노래 추억의 책장을 넘기며를 써봅니다

노래 가사를  쓸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음율로 흥얼거리던 노래 가사의 느낌과, 글로만 읽을때의 가사가 전해지는 모습은 사뭇 다릅니다


이 가사도 차분히 읽어보니 또다른 매력을 주는 구절들이네요

추억을 돌아보면,

끝내 이루지 못한 아쉬움,

끝내 이루지못한 속죄가 남아,

뿌연 창틀에 쌓인 먼지처럼 내 마음 한곳에 내려 앉아있다 합니다

추억은 그렇게 마냥 행복한 시절의 기억만 남아있는것은 아니겠죠.

털어내지 못한 미련과, 철없던 후회의 부끄러움들이 그렇게 마음의 앙금으로 늘러붙어 얼룩이 되기도 한가봅니다.


그 당시엔 전부인것만 같던 그 사람이, 그곳이, 그 상황이,

세월이 흐르고보면

비바람이 없어도 꽃이피고 여름이 가고

봄이 오고 가을이 오는것처럼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며 흘러가기도 하더군요.


돌아보면,

왜 그 당시엔 그게 세상의 전부였을지,

왜 세상은 나를 이해하지 못했었는지,

왜 나만 외로웠는지 모를 일입니다

마치 초등학교 시절의 크기만 하던 운동장이 어른이 되어 다시 보았을때 앞마당만해지는 마술처럼,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서,

왜 그 시절의 얼룩에 그리도 가슴 저려했을지,

그 시절의 세상의 빛은 흐릿하기만 했는지, 지금의 커진 마음으로 보는 그 시절의 내 추억이 살짝 낯설기도 합니다.


그래도 추억의 책장을 열면

뽀얗게 먼지처럼 일어나는 추억안에는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던 넓은 운동장이 있고,

세상에 두근거리는 첫 마음이 있고,

서툰 사랑의 풋풋한 서툰 손길이 있고,

가슴 저린 눈물의 그 밤은 있습니다.

책장을 덮으면

그 추억들은 또 그렇게 조용히 가라앉아

책장을 열어볼 다음날을 기다리겠지요.


노래를 들으며,

오랜만에 추억 한페이지를 들먹여 봅니다

그 날의 먼지내음을 기억해봅니다

그 날의 두근거림을 기억해봅니다.

오늘, 추억의 책장을 한번 열어보실래요?

어떤 페이지가 열릴까요.

기억 속에서 행복한 한주 마무리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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