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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Aug 08. 2020

박준 - 장마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장마   - 태백에서 보내는 편지

그곳의 아이들은
한 번 울기 시작하면
제 몸통보다 더 큰
울음을 낸다고 했습니다

사내들은
아침부터 취해 있고
평상과 학교와
공장과 광장에도
빛이 내려
이어진 길마다
검다고도 했습니다

내가 처음 적은 답장에는
갱도에서 죽은 광부들의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그들은 주로
질식사나 아사가 아니라
터져 나온 수맥에 익사를 합니다

하지만 나는 곧
그 종이를 구겨버리고는
이 글이 당신에게 닿을 때쯤이면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라고
시작하는 편지를 새로 적었습니다

#박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
====================
유난히 긴 올해의 장마는 오르락 내리락 전국을 돌아다닙니다.
남쪽에서 시작된 장마가 중부이북을 휘젓더니 오늘은 섬진강 남쪽을 적신다합니다.

이 비에 박준시인의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수도 있겠습니다'를 그려봅니다.

모든 아픈 사연과
모든 그리움의 공감이 채 글로 옮기기에 부족하기에
그저 우리는 이 장마에 안부를 적시나 봅니다.

어쩌면,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본다는것은, 그렇게 한 하늘 아래에서 아무 말도 필요없이
서로를 보듬어 준다는 뜻일겁니다.

저도, 이 글이 여러분에게 읽힐 즈음엔,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수도 있을것 같습니다로 마무리 해봅니다.
모두들 세상의 어려움에 무탈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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