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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22. 2020

내 코가 석자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아침 저녁으로 바람이 제법 선선해졌습니다.
더운 날씨보다 훨씬 지내기가 편해졌습니다.
하늘 맑고 바람 좋아서 행복해 하고 있었는데 간과한것이 있었습니다.
네,
계절의 환절기마다, 절묘한 온도에서 반응하는 제 고질적인 알레르기 비염입니다.
이 녀석은 참으로 절묘한 센서입니다. 아무때나 그런게 아니고 딱 증상이 나타나는 쌀쌀한 온도가 있습니다.
그 온도만 되면 반응이 나타납니다. 눈이 가렵고 콧물을 훌쩌꺼리기 시작하지요. 요즘같은 시기에 더더욱 불편한 증상입니다.

콧물을 훌쩍거리다가 문득, '내 코가 석자'라는 글귀가 생각났습니다.
흔히들 내 코가 석자라 하면 피노키오처럼 코가 석자나 길어졌다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또 다른 해석에 의하면 여기서 코는 콧물이라 합니다.
내 콧물이 석자나 길게 늘어져서 이걸 추스리기도 힘든데 다른걸 생각할 여념이 없는 상황이지요.

알레르기 비염에 콧물을  훌쩍거리다보니 이 '내 코가 석자'가  바로 이해가 됩니다.
일에 집중하기도 힘들고, 준비하던 원격강의도 이래서야 할수 있으려나 생각도 듭니다.
아마도 그 옛날 이 말을 처음 꺼낸 사람도 환절기성 알레르기 비염이 아니었을까 생각됩니다.
세월을 이어오는 인간 DNA의 생명력은 참으로 오묘합니다. 이런 증상은 안 닮았어도 좋은건데 말이죠.

내 코 석자를 추스리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만 생각해보는 하루입니다.
다들 편안하고 쾌청한 가을날이시길 기원합니다
훌쩍.

세상 모든이들의 평화와 건강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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