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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Sep 24. 2020

풍장 58 - 황동규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달개비떼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꽃 하나하나를 들여다본다.
이 세상 어느 코끼리 이 보다도 하얗고 이쁘게 끝이 살짝 말린
수술 둘이 상아처럼 뻗쳐 있다.
흔들리면
나비의 턱더듬이 같은 수술!
그 하나에는 작디작은 이슬 한 방울이 달려있다.
혼처럼 박혀있는 진노란 암술
그 뒤로 세상 어느 나비보다도 파란 나비!
금방 손끝에서 날것같다.
그래, 그 흔한 달개비꽃 하나가
이 세상 모든 꽃들의 감촉을.....

상아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풀잎 끝에서 꼭 한 바퀴 구르고
사라진다

#풍장 58 - #황동규
====================
글을 쓰려다보면 가만히 생각에 빠져야 할때가 있습니다.
멍하니 머리를 식힐때도 있고
자세히 사물을 들여다 볼떄도 있습니다.

황동규님의 풍장58을 보면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관찰이 잘 보입니다.
달개비꽃이라 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저런 꽃입니다.
흔한 꽃이라 하니 잘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실물을 보지 않고선 저도 잘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
그런데 시를 읽고 사진을 보니 정말 코끼리 한마리가 보입니다.
이쁘게 하얀 상아가 보이고
넓은 코끼리 귀가 보입니다.
나비의 턱 더듬이가 보이고
나비의 파란 날개가 보입니다.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이는 세상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야기 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마음도,
그렇게 가만히 만나보면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볼 수도 있을겁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듣지 못했던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을겁니다.
요즘 마음이 왜 허전한지,
요즘 마음이 왜 무거운지,
요즘 마음이 왜 지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 마음과 만날 수도 있을겁니다

오늘은,
세상을 가만히 바라 볼까요
오늘은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볼까요
오늘은,
나와 한번 이야기 해 볼까요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마음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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