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개비떼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 꽃 하나하나를 들여다본다. 이 세상 어느 코끼리 이 보다도 하얗고 이쁘게 끝이 살짝 말린 수술 둘이 상아처럼 뻗쳐 있다. 흔들리면 나비의 턱더듬이 같은 수술! 그 하나에는 작디작은 이슬 한 방울이 달려있다. 혼처럼 박혀있는 진노란 암술 그 뒤로 세상 어느 나비보다도 파란 나비! 금방 손끝에서 날것같다. 그래, 그 흔한 달개비꽃 하나가 이 세상 모든 꽃들의 감촉을.....
상아 끝에서 물방울이 떨어져 풀잎 끝에서 꼭 한 바퀴 구르고 사라진다
#풍장 58 - #황동규 ==================== 글을 쓰려다보면 가만히 생각에 빠져야 할때가 있습니다. 멍하니 머리를 식힐때도 있고 자세히 사물을 들여다 볼떄도 있습니다.
황동규님의 풍장58을 보면 사물을 바라보는 시인의 관찰이 잘 보입니다. 달개비꽃이라 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저런 꽃입니다. 흔한 꽃이라 하니 잘 아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실물을 보지 않고선 저도 잘 기억이 나진 않습니다. 그런데 시를 읽고 사진을 보니 정말 코끼리 한마리가 보입니다. 이쁘게 하얀 상아가 보이고 넓은 코끼리 귀가 보입니다. 나비의 턱 더듬이가 보이고 나비의 파란 날개가 보입니다. 그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니 보이는 세상이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야기 하는 마음들이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 마음도, 그렇게 가만히 만나보면 보지 못했던 모습을 볼 수도 있을겁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듣지 못했던 마음의 이야기를 들어 볼 수 있을겁니다. 요즘 마음이 왜 허전한지, 요즘 마음이 왜 무거운지, 요즘 마음이 왜 지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내 마음과 만날 수도 있을겁니다
오늘은, 세상을 가만히 바라 볼까요 오늘은 마음을 가만히 들여다 볼까요 오늘은, 나와 한번 이야기 해 볼까요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마음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