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노라면 Oct 21. 2020

휘영청이라는 말 -이상국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한조각

#휘영청이라는말 / #이상국

휘영청이라는 말 그립다

어머니가 글을 몰라 어디다 적어놓지는 않았지만
누구 제삿날이나 되어
깨끗하게 소제한 하늘에 걸어놓던
그 휘영청

내가 촌구석이 싫다고 부모 몰래 집 떠날 때
지붕위에 걸터 앉아 짐승처럼 내려다보던
그 달

말 한마디 못해보고 떠나보낸 계집아이 입속처럼
아직도 붉디붉은,

오늘도 먼 길 걸어

이제는 제사도 없는 집으로 돌아오는데
마음의 타관객지를 지나 떠오르는
저 휘영청

휘영청이라는
===================
어제는 제사가 있었습니다.
어릴적엔, 그 늦은 밤의 제사가 힘들기만 했습니다. 어른들도 많아 절은 왜 그리 많이 하던지. 제사 끝에 먹는 산적 고기만 아니었으면 참 힘들었을 그 시절의 제사였던 기억이 납니다.

세월이 흘러, 이젠 그 앞자리가 우리들 몫이 되었습니다. 코로나로 어수선한 올해의 차례며 제사는 마음이 영 개운치 않습니다. 추석의 차례와는 또 다른 마음입니다.

시의 제목처럼 휘영청 보름달이 뜬 날도 아니었지만, 문득 이 시가 생각났습니다.
어쩌면 시인도 휘영청에서 허전한 마음을 보았을까요.
휘영청,
하늘에 달이라도 그렇게 떠 있었으면
휘영청,
뺨에 찬 바람이라도 불었으면
휘영청,
따스한 국 한 사발 나누었으면
휘영청
그렇게 쓸쓸한 말입니다

세상 모든 곳에 따스한 평화가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캘리그라피 #사노라면 #캘리
#네이버포스트  #붓끝에시를묻혀캘리한조각 #illustration #calligraphy #손글씨 #손그림 #일러스트 #감성에세이 #시  #수묵일러스트 #책 #소설 #영화 #예술 #korea #art #artwork #묵상 #휘영청

매거진의 이전글 마틸다잡화점 - 대놓고 광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