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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Nov 10. 2020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 김남희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 한 조각

김남희님의 수필 '외로움이 외로움에게' 라는 책에 이런 글이 있더군요.

'한 때는 꽃을 사모했으나
이제는 잎들이 더 가슴속에 사무친다.'

그런 계절인가 봅니다
꽃들에 취하고
꽃들과 함께 가슴 두근거리던 시절엔
잎의 존재감은 미약했습니다.

하지만 이제 꽃이 지고 나니
잎이 보입니다.
꽃의 화려함에 가려 보이지 않는곳에서
조용히 숨죽이며 꽃을 세워주고 꽃을 키워주던,
이제는 그 초록마져 흐려지고
버석해진 웃음을 간직한 채
머쓱한 모습을 내보이는 잎이 보입니다

어머니의 투박한 손같은 그 잎들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아버지의 무심한 등짝같은 그 잎들이
가슴에 사무칩니다
이제야 바라보는 당신의 미소가
이제야 잡아보는 당신의 두 손이
가슴에 더 사무칩니다.

찬 바람의 계절,
길가에 날려오는 낙엽을 바라봅니다
낮은곳에 내려 앉는 낙엽을 생각합니다.
함께 하는 마음을 생각해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외로운곳에 따스한 평화가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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