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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식 - 강연호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묻혀 캘리한조각

by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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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헤매 다녔지요

세상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그대 찾아

부르튼 생애가 그믐인 듯 저물었지요

누가 그대 가려 놓았는지 야속해서

허구한 날 투정만 늘었답니다

상처는 늘 혼자 처매어야 했기에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흐느낌

내가 우는 울음인 줄 알았구요

어찌 짐작이나 했겠어요

그대 가린 건 바로 내 그림자였다니요

그대 언제나 내 뒤에서 울고 있었다니요


강연호 - 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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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엔 마치 몇 해 만에 보는 듯 짧은 빗줄기가 있었습니다.

해가 나며 내린 빗줄기에 사우나 처럼 습기만 더해 지는것 같아도, 그래도 빗줄기 모습과 소리만으로도 심정적인 온도는 십도정도는 내려간듯 합니다.


어제는 폭염의 긴 밤이었어도 월식이 있었답니다.

뜨거워진 지구를 보고 같이 더워졌을까요.

홍조 가득한 블러드 문이었답니다

열대야에 뒤척인 새벽에 그 월식은 보지 못했지만, 글 한자락에 월식 한 구절 올려봅니다.


그러게요.

월식이 지구 그림자에 가리듯,

그대의 가려진 어둠은 내 그림자였습니다

그대의 우울은 내 그림자가 준 어둠탓이었네요

당신 앞에서 웃고있는 나를 보며

언제나 그대는 내 뒤에서 울고 있었다 합니다.


가려진 달도 흐느끼는 서러움이지만,

제 몸짓에 거려지는 달을 보는 지구도

황망하기만 할겁니다.


시간이 흘러 달이 나타나듯

그대의 마음에 내 그림자 치워질 그 날을 기다려 봅니다.


습기로 가득한 토요일,

다음 주는 좀 시원해 질런지 그저 부채질이나 해봅니다.

모두들 잘 견뎌내는 한 여름이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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