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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작나무 Jan 28. 2023

고토열도 일주기 - 일본의 기독교 성지 답사기 (11)

나루시마

하마와키교회에서 10분 정도 걸어 내려오니 타노우라 선착장이 나왔습니다. 정시에 도착한 소형 여객선을 타고 후쿠에로 복귀했습니다. 다음 목적지 나루시마奈留島까지 이동할 계획으로 미리 시간 계획을 수립해 두었던 참이었습니다. 호텔에 맡겨 두었던 가방을 찾고 후쿠에항에서 나루시마향 여객선에 올랐습니다. 이제 고토열도 일주 답사의 첫 방문지 후쿠에를 떠납니다. 

후쿠에시마, 히사가시마에 이은 목적지 나루시마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2개 구성 자산중 하나인 에가미천주당江上天主堂과 에가미마을江上集落터가 있는 곳 입니다. 후쿠에시마에서 나루시마까지는 중형 여객선으로 한 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나루시마 페리터미널에 도착하니 잠시 그쳤던 비가 다시 부슬부슬 내리 기 시작합니다. 시간은 어느덧 길고 길었던 여름 낮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페리터미널 안내소에서 팜플렛부터 챙기고 숙소를 찾아 나섰습니다. 전날 후쿠에 여행사의 나카무라씨가 음식 좋기로 소문난 곳이라며 추천해 준 료칸형旅館形 민숙民宿 후쿠요시료칸福良旅館입니다. 안내소 직원에게 후쿠요시 위치와 가는 길을 물어보니 잘 알고 있었습니다. 퇴근 준비를 하는듯 보이던 안내소 직원은 료칸의 위치는 찾기 쉽지 않은데다 비까지 내리니 자신의 차로 데려다 주겠다고 합니다. 고토열도 답사 여행중 느낀 것인데 이곳 사람들은 내지 사람에 비해 눈에 보이는 친절함은 많이 떨어지는 편입니다만 무뚝뚝해 보여도 내면에는 친절함과 배려심이 큰 것은 분명해 보였습니다. 여행중 예상하지 못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페리터미널에서 료칸까지 거리는 그리 멀지 않았지만 료칸이 위치한 동네의 골목길이 좀 복잡했습니다. 료칸에 도착하고 보니 주택가 한 가운데 있어 찾기가 쉽지 않아 보였습니다. 빗 속, 어두워지는 시간에 혼자 찾았더라면 한참 헤맸을 길이입니다. 민숙은 상호대로 료칸이라 부르기에 많이 부족하지만 갖출 것은 다 갖추어 놓았습니다. 체크인을 하고 땅거미가 이미 내려 앉았지만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평범한 어촌 마을로 보이지만 150년전 키리시탄이 들어와 기독교 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곳입니다. 이미 어두워져 에가미천주당은 다음날 보기로 하고 료칸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녁은 나카무라씨 얘기대로 훌륭했습니다. 비시즌이라 그런지 조석식이 포함된 숙박료도 매우 저렴했습니다. 료칸 주인은 노부부였는데 남편이 요리 담당으로 보였습니다. 

고토열도의 정중앙에 해당하는 섬이 나루시마입니다. 나루시마를 포함, 남쪽의 히사가시마, 후쿠에시마를 시모고토라 부르며 행정구역상 나가사키県 고토市입니다.  북쪽 와카마쓰시마, 나카토리시마를 카미고토라 부르며 나가사키県 신카미고토町입니다.

나루시마항 페리터미널에 설치된 ‘세계유산 전시코너’ 입니다. 내부를 예배당처럼 꾸며 놓았습니다. 세계유산 관련 설명문과 함께 사진 자료가 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음식 사진은 잘 찍지 않는 편인데 저녁상이 썩 마음에 들어 찍어 보았습니다.  후쿠에의 나카무라씨에게 들었던 그대로 음식이 매우 뛰어납니다. 샐러드, 회, 생선 구이, 새우 튀김, 굴 튀김, 소라, 치킨 카라아게, 감자와 고기 조림, 낙지와 밑반찬, 미소시루와 디저트 등 풍성한 음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과식하기 딱 좋은 메뉴와 양입니다. 맛도 결코 떨어지지 않습니다. 일본은 다른 것은 몰라도 밥 인심만큼은 후해서 식당 한켠에 아예 밥통을 두어 밥은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침상은 간소합니다. 

2식 포함 민숙 료칸 요금이 7,700엔으로 무척 저렴했습니다. 시간이 많았다면 더 머물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부랴부랴 민숙을 나와야 했지만 주인 할머니가 챙겨주는 이 곳 특산 동백기름을 감사하게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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