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계절산타 Mar 18. 2021

팩트 풀니스(한스 로슬링 외 2019)

사실 충실성에 주장하는 이 책은 사실일까?

세상 살기 힘들어 죽겠다는 생각을 하는데, 한쪽에서 세상이 좋아지고 있다고 과학적 증거를 들이 밀면, 생각과 다른 현실을 만나게 되면 당황스럽다. 우리가 어떤 것을 이해할 때 통상적으로 정확한 데이터와 분석, 통계를 하나하나 살피지 않는다. 그냥 딱 보면 알고, 감각적으로 이해한다. 느낌적인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느낌적 느낌에 팩트 폭격을 날리는 팩트 풀니스(한스 로슬링 외, 2019, 김영사)를 읽으면서 나는 당황했다. 책의 앞부분에서 한스 로슬링이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13가지'의 질문을 통해 인간의 평균 정답률이 16%이고, 침팬지의 정답률이 33% 라고 밝힌 부분을 만나면 당신도 당황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세상에 대한 무지가 널리 퍼져있고, 집요하기까지 하다고 한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오답이 체계화되고, 지식이 적극적으로 잘못되었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이런 무지를 뿌리 뽑으려면 사람들의 지식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 나오는 데이터는 독자가 결코 본 적 없는 마음을 치유하는 데이터다. 정신적 평화를 얻는 데이터라고도 할 수 있다. 세상은 겉보기만큼 그렇게 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문장을 보면, 우리가 세상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는지, 우리의 무지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보여주고 말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사실 충실성을 갖추라는 것이 이 책의 테제다.


왜 우리는 오답을 체계화하고, 세상을 오해하고, 적극적인 무지력을 갖게 되었을까? 이 책에서는 그 이유를 인간이 가진 10가지 드라마틱한 본능 때문이라고 한다.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느낌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인간의 10가지 본능은 하나하나가 꽤 유의미한다. 우리는 이미 사실(Fact) - 데이터(DATA) - 정보(Information) - 지식(Knowledge) - 지혜(Wisdom)로 이어지는 선형성 체계를 알고 있다. 선형성 체계이기 때문에 그 출발은 사실에 기반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사실 충실성을 갖추라는 이 책의 주장에 나는 상당 부분 동의하고,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실은 관계성과 영향력을 고려하지 않으면 그 자체로서는 어떠한 이야기도 만들지 못한다. 경제적으로 좋아졌다고, 교육기회가 넓어졌다는 사실만으로 세상이 좋아졌다고 단언하기 힘들다. 경제적으로 좋아졌다는 것이 행복해졌다는 것을 반증할 수 없으며,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있는 풍요의 역설을 설명할 수 없다. 사실을 보여주는 데이터들도 선택되는 것이고, 조작적으로 정의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선택된 많은 긍정적 데이터들이 낙관적인 미래를 보장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충실성에 기반하되,  사실을 입체적으로   있는 통찰이 필요하다. 느낌적 주장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를 주었다는 점에서 읽어  가치가 있는 책이나, 비판적으로 독해해 봐야 하는 책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사실 충실성에 입각한 이 책은 과연 사실일까?

매거진의 이전글 뉴 노멀(피터 힌센, 2013)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