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치스러운 책 읽기에 딱인 만년필
책을 읽다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형광펜으로 하이라이트를 한 기억이 다들 있을 거다. 만년필에도 형광펜 역할을 고급지고 사치스럽게 해 내는 녀석이 있다. 바로 펠리칸 M205 듀오 하이라이트 만년필(Classic M205 DUO Hightlighter yellow Fountain pen)이다. 1838년 독일에서 잉크 제조회사로 출발하여, 1929년부터 만년필을 제작하기 시작한 펠리칸(Pelikan)사의 제품이다. 2010년 말 이 만년필 출시 소식을 알게 되었고, 한치의 주저함도 없이 구입하게 되었다. 나름 책 읽기를 좋아하는 나로선 꼭, 반드시 필요한 필기구라는 강렬한 이유와 함께 말이다.
만년필 겉 포장지의 모습이다. 제품에 대한 설명과 함께 이 만년필이 하이라이트 만년필이라는 것을 정말 센스 있게 담았다.
포장지를 펼치면, 노란색 만년필과 노란색 하이라이트 잉크가 참 이쁘게도 담아져 있다. 요즘 나오는 형광펜은 색깔이 다양해졌지만, 뭐니 뭐니 해도 형광펜의 대표색은 노란색이다.
펠리칸 만년필의 전형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클립은 펠리컨의 새 부리를 표현하고 있다.
만년필 캡(뚜껑) 머리에는 어미 펠리컨과 아기 펠리컨이 새겨져 있다. 그리고 닙에도 펠리컨이 새겨져 있다. 펠리칸 만년필의 시그니처 사인이다.
만년필 배럴 자체에 잉크를 저장하는 방식인 피스톤 필러 방식을 쓰고 있으며(노란색 형광잉크가 배럴에 담기면 진짜 이쁘다), 만년필 닙(Nib)도 나사(스크류)방식으로 되어 있어 쉽게 교환하고 세척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딱 펠리칸 만년필 스타일이다. 하이라이트 만년필답게 매우 굵은 BB(double broad) 닙을 장착하고 있다.
책 읽을 때 사용하면 더없이 좋다. 왠지 더 책이 잘 읽히는 느낌적인 느낌!
일반적인 잉크를 넣어서 사용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나는 하이라이트 용도로만 이 만년필을 사용해서, 하이라이트 잉크만 사용한다. 이 노란색 투명 만년필에 다른 잉크를 넣을 생각을 한 번도 해 보지 못했다. 그리고 잘 모르지만 형광 잉크만의 특징이 있어서 이것만 사용해야 할 것 같다.
펠리칸 만년필은 학생용 만년필부터 고급 라인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지고 있다. 한때 고시용 만년필로도 유명했다. 피스톤 필러 방식의 만년필은 대부분 고가인 경우가 많은데 - 대표적으로 몽블랑 같은 - 펠리칸 만년필은 나름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했다. 그래도 비싸지만. 만년필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펠리칸 만년필을 1년에 한 번씩은 사고 싶어 안달 나는 조류독감이 있다는 말도 있다.
필기광이었던 아인슈타인도 펠리칸 만년필을 애용했다고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