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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계절산타 Apr 06. 2021

우리는 왜 일하는가(배리 슈워츠, 2018)

죽은 경제학자들의 노예에서 우린 해방되어야 한다.

'왜 일하는가?'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답을 할 것인가? 아무 생각 없이 쉽게 할 수 있는 답이 있다. 그리고 어찌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이 답을 제일 먼저 생각할지 모른다. '다 먹고살기 위해서!' 혹은 '그놈의 돈 때문에'...


왜 이런 답이 제일 먼저 떠 오를까? 진짜 사람들은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한 번이라도 한 사람이라면 '선택의 심리학'으로 유명한 배리 슈워츠의 '우리는 왜 일하는가'(배리 슈워츠, 2018, 문학동네)를 펼쳐 보면 좋겠다.


이 책은 사람들은 정말 돈 때문에 일하는 것일까?라는 어찌 보면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돈 때문에 일한다는 생각, 즉 주체성을 상실하고 통제받아야 할 기계가 되어 버린 일하는 사람들의 현재를 다각도로 파헤친다. 놀랍게도 이 책의 첫 페이지에서 그 답을 제시한다.

죽은 경제학자들이 만든 아이디어의 노예가 되었기 때문이란다. 죽은 경제학자들이 만들어 놓은 아이디어와 기술은 자본의 자기파괴적 탐욕을 만나 사회의 지배적인 시스템으로 자리 잡는다.

돈을 위해 일한다는 것이 일하는 사람들의 본성이라고 주장하면서, 일하는 방법, 제도, 규정, 규제 등을 설계해 놓는다. 인간 본성에 맞는 제도를 만든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만들어진 제도가 인간의 본성을 설계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성인의 90퍼센트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을 원하지 않는 장소에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보낸다.'(p15)는 문장은 가히 충격적이다. 왜 이렇게 되는가?

악순환의 고리가 존재한다. 일하는 사람들의 동기가 돈이기 때문에 돈값 혹은 돈값 이상을 받아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통제와 관리가 필요해진다. 일에서 재량권은 박탈되고, 몰입과 의미는 상실된다. 이런 환경에 놓인 사람들은 일에서 만족감을  느끼게 되고, 만족감이 덜할수록  일을  못하게 된다. 사람들이 일을  못하니 통제와 관리 강화된다. 악순환이다.


왜 일하는가? 에 대한 답은 쉽지 않다. 그리고 백인백색의 답이 가능하다. 최소한 돈 때문에 일한다는 답이 지극히 현실적이라 해도 그 답은 일하는 사람들의 본성은 아닐 것이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희망의 메시지라고 읽기에는 절망적이다. 돈 때문에 일한다는 허구가 이데올로기가 되고, 그것이 제도 속에 점점 더 깊이 스며들면 우리와 일 사이에서 다른 관계를 몰아내게 되고, 허구는 이제 허구가 아니라 사실이 된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선천적 기형을 신의 행위라고 믿으면 우리는 기도를  것이다. 만약 그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이해하면 우리는 그저 화를 내거나 자신운을 탓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임신기간  부주의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임신부를 더욱  돌보려 노력할 것이다'(p129~130)라는 문장이 그나마의 답이   같다.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그리고 허구와 이데올로기의 실체를 파악하고 대안을 만들고 저항하는가? 나는 지금 비영리 부문에서 희망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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