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파킨슨

일상 한 페이지를 채우다.

by 사계절



서울에 일정이 있어,
추석 연휴에 이어 올라오신 아버지와 어머니.

아이들이 학교에 간 사이,
아버지를 모시고 부지런히 움직였다.
미리 예약해 둔 유명한 한의원.

모든 상담을 마쳤지만,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웠다.
상담만 마무리하고, 그렇게 돌아섰다.

이제는 경험이 쌓여서일까.
너무 멀거나, 가격이 일정 이상 부담이 되면
치료의 효과마저 무거워진다.

그래서 이번엔
가깝고, 적당한 가격의 한의원을 찾아
기운을 보충하고 변비를 완화하는 처방을 받았다.
온 김에 침도 맞았다.

역시, 가까운 게 최고다.
무엇보다 부담이 없어야 효과가 두 배다.
사실 그렇게 믿고 가보려 한다.
웬일인지, 더 친절하게 느껴지는 건 덤이다.

그렇게 한의원 투어를 마치고 남은 건,
아버지와 함께 서울 지하철을 처음으로 탔다는 기억.

그리고 성수동의 핫플, 능동미나리곰탕집에서 함께 따뜻한 점심을 먹은 일.

손주손녀들에게 줄 딸기찹쌀떡을,
사주시는 아버지의 손길도 남았다.
“이런 게 추억이지.”

파킨슨은 달갑지 않은 병이지만,
이 병이 우리에게 선물한 건,
어릴 적 쌓지 못했던 아빠와의 일상이다.

그리고 지방에 계셔 자주 함께하지 못하는
아이들과도 함께 쌓아가는 새로운 일상이다.

이렇게 또,
아버지와의 일상 한 페이지를 쌓았다.


고마워, 파킨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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