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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시칠분 Jun 07. 2024

ep 3. 마지막 출근, 그리고 편지

안녕히 계세요 여러분

드디어 퇴사하는 날 아침이 밝았다.


마지막 출근길이기에 힘들지 않을 것 같았는데, 여전히 출근길은 피곤하고 또 피곤했다. 근데 신기하게도 항상 지하철을 타면 잠들기 바빴는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주변을 자꾸 둘러보게 된달까? 이제 새벽같이 일어나서 지하철 맨 끝의 자리를 노리면서 타지 않아도 된다니.. 기분이 이상하다. 


괜히 두리번두리번 거리는 나. 그리고, 창밖을 바라보는데 이렇게 햇살이 좋을 수가.. 이게 퇴사의 맛인가?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게 되는 느낌이었다.)


오전 근무까지만 마치고 친구들과 한강으로 나들이를 가기로 했는데 날도 좋고, 퇴사하기 딱 좋은 날이다. 


_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


출근을 하자마자 노트북에 남아있는 모든 자료를 지우고, 버릴 물건들까지 전부 정리를 했다. 그리고 팀장님께 최종 사인(인수인계서)을 받았다. "그동안 정말 고생 많았어요." 팀장님의 마지막 한 마디에 괜히 마음이 뒤숭숭해졌다. 그래.. 고생했다 나 자신


뒤숭숭한 마음을 안고 짐 정리를 하던 중 친구처럼 가깝게 지내고, 많이 의지했던 동료분들로부터 손 편지를 몇 개 받았다. 게다가 초등학교 이후로 받아본 적이 없는 팀원들의 롤링페이퍼까지. 마지막에 이렇게 감동과 위로를 받다니. 그동안 회사를 다니면서 동료복은 참 많구나라고 생각해 왔는데 그게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 그리고 선물들까지.

이 기분을 잊고 싶지 않아서 사진으로 남겼다. 


항상 감사한 마음 잊지 않고 살아야지!


_


퇴사 라이프 시작, 그리고 한강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회사를 벗어나 친구들과 만나기로 한 한강으로 발길을 돌렸다. 드디어 나의 퇴사 라이프가 시작된 것이다. 이렇게 화창한 날씨를 평일에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날이 오다니!


낮 1시에 즐기는 한강 피크닉. 그리고 여유 


다행히 한 친구는 퇴사 선배님이라 자유로운 생활을 미리(?) 즐기고 있고, 한 친구는 스케줄 근무이기에 나의 퇴사일을 외롭지 않게 함께할 수 있었다. 뒤숭숭했던 마음이 다행히 속이 후련해지는 마음으로 변해갔다. 이렇게 함께 즐겨주는 친구들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


한 친구가 돗자리에 누워있는 나를 일으켜 세우더니 갑자기 밖으로 나와보란다. 항상 놀림을 주고받는 사이이기에 '왜 왜!"를 외치며 나갔다. 근데 웬걸? 꽃다발이라니. 오늘 감동 여럿 받는구먼..


친구들은 항상 나의 크고 작은 결정들을 응원해 주고, 기쁘고 슬픈 일에 함께 해준다. 오늘 같은 날에는 기분이 뒤숭숭할 것을 알았기에 친구들과의 약속을 잡아버렸다. 그리고 난 또 위로를 받고, 좋은 감정들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그동안 고생했어, 나 자신.

앞으로의 걱정보다는 새롭게 시작하는 일에 용기 있게, 후회 없이 도전해 보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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