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과 전망은 이해에서 출발한다
특징 1. 누구나, 반드시, 적어도하나는 거래한다
특징 2. Closed market이다
특징 3. 경기에 ‘아주’ 좋은선행지표이다
특징 4. 오른다 오른다 하면 진짜 오른다(자기실현적 예언)
특징 5. 비슷한 환경, 다른 결과를 나타낸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특징 4. 오른다 오른다하면 진짜 오른다(자기실현적 예언)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이란 단어가 생소하게 들릴 것이다. 이는 실제 원인 보다는 경제 주체들이 기대하는 대로 행동하기 때문에 결국 경제가 예상한(우려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이론이다. 1990년대 후반 한국이 다른 동아시아 대비 건전한 경제 구조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예상(기대)이 결국 실제로 자본 유출을 발생시키고 외환위기로까지 이어지게 했다는 설명에 이 이론을 적용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망한다 망한다 하면 진짜 망할 수 있다는 것, 반대로 오른다 오른다 하면 진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실현적 예언은 부동산 시장을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데, 미국 부동산 가격 지수를 직접 만들어서 발표하는 로버트 쉴러(RobertShiller)의 저서 ≪비이성적 과열≫에 따르면 사람들은 가까운 과거 혹은 현재 주택 가격 추세를 바탕으로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을 낙관적으로 전망하고 이에 따라 주택을 구입하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즉, 주택 가격 결정요인에 대한 냉정한 분석보다는 주관적 기대심리가 주택 구입을 좌우하며 이것이 주택 가격 상승 폭을 확대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버블이 생기는 이유
부동산 가격에 버블이 생기는 이유 역시 자기실현적 예언에서 그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초기의 가격 상승은 내재적 가치 변화(경제 성장, 자금 유입, 인구 확대 등)에 의한 것이지만, 부동산은 가격이 오른다고 공급이 동시에 늘지 못한다. 공급이 비탄력적, 즉 땅을 파도 아파트 입주까지는 적어도 2년이 걸리며, 토지 역시 무한대로 늘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공급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실제 공급이 시장에 풀리기 전까지 이미 부동산 가격은 상당 폭 상승하게 되고 이것이 투기적 수요를 끌어들이게 된다. 자산 가격의 상승기대가 확산되면서 투기 수요가 증가하고, 일정 기간 동안 투기 수요는 실제 수익을 올린다. 한 발 늦게 부동산에 뛰어든 사람들이 먼저 투자한 사람들에게 수익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이것이 반복되며 버블은 덩치를 키우게 되는 것이다. 모두가 이렇게 팔랑귀가 된다.
부동산 가격이 지수함수의 형태로 오른다는 것은 책에만 있는 말이 아니다.
실제 일본의 지사는 지수함수보다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준 바 있다
상승도 빠르지만, 하락은 더 가파르다.
자기실현적 예언의 특징인 비탄력적 공급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하락의 움직임을 지수함수 형태로 만든다. 즉, 상승세가 일단 시작되면 가속도가 붙게 되고 나중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의 상승폭을 기록하게 된다. 오스트리아 학파 역시 부동산 가격이 지수함수와 같은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을 지목한 바 있다. 일본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 대표적인 예이며 버블의 막바지였던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한 해 동안 가격이 50%가 넘게 오른 부동산들이 속출했다. 거의 10년 동안 변동 없던 미국 부동산 역시 일단 상승세로 전환된 이후에는 상승세가 가파르게 변화된 것이 확인됐다.
물론 상승할 때는 좋다. 문제는 하락할 때는 더 아찔한 속도로 하락하게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