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은 도깨비 나라
드라마 「도깨비」
끈끈하고 강렬한 여름이 지나고
스산한 기운의 가을 아침이 좋다.
구름 속으로 숨어버린 적당히 채도가 낮은 아침은
무언가가 시작될 것 같은 평온함과 설렘이다.
잠시 참기 힘든 고요가 흐른다.
가을이라 명하고 새로운 날이라 읽는다.
51년을 맞이하고 보낸 하루하루 중의 하루인 오늘은
비가 온 다음날의 바다 냄새의 그리움으로 문을 열었다.
비 오는 바다를 본 적이 있었던가?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 했다.
도깨비에게 슬픈 일이 생기면 비가 온다 했다.
들어서 주섬주섬 챙긴 나의 얄팍한 앎이 드러난다.
몇 년 전 떠들썩했던 드라마 「도깨비」를 나는 이제야 봤다.
너와 함께한 시간 모두 눈부셨다.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눈부시다는 단어에 마음이 머물렀다.
이상하고 아름답지만은 않은 드라마 도깨비.
떠날 때 차 한잔을 마시고 레테의 강을 건넌다.
지은 죄를 모두 잊고 떠나는 망자에게
단테의 신곡에 나오는 무수한 지옥, 연옥, 천국의 구분 없이 너의 죄를 사하노라, 말해주면 좋겠다.
내가 지은 죄가 많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