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이라는 단어는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남들에게는 평범하고 당연한 게 나에게는 특별하게 부여되는 것.
오늘이 그랬다.
며칠 전부터 밥을 먹으면 잇몸이 아프다는 아이.
어젯밤에 무릎을 베고 누운 아이의 이를 들여다보니 구멍이 뻥 뚫린 것 같았다.
"이번 토요일은 출근하는 날인데, 당겨서 쉴 수 있는지 팀장님께 물어보고 엄마가 이야기해줄게.
혹시 안되면 혼자 치과에 가야 해. "
아침 청소를 하고 있는데, 팀장님이 출근을 했다. 기분이 어떤가 살피고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다.
"노노가 이가 아프다는데 6월 쉬는 날 당겨서 이번 토요일에 쉬어도 될까요?"
"언니! 당겨서 쉬는 건 쉬는 거고 내일이 개학인데 미리 다녀오는 게 낫지 않을까요? 치과에 전화해 보세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
고객님들이 숨 쉴 수 있는 만큼 방문을 했고, 10시쯤 치과에 전화할 틈이 생겼다.
평일 6시 이후와 토요일은 예약이 다 차서 안된다는 통화 내용을 듣던 팀장님이 11시 10분이라는 종이를 내밀었다. 11시 40분에 예약이 없다고 해서 그쯤에 방문하겠다고 했다.
11시 20분쯤 되자 "언니! 갈 준비 하세요. 그리고 주차는 치과 앞 *코아에 하세요. 길에 하면 딱지 떼니까 진료받고 노노랑 점심 먹고 오면 되잖아요."
"진짜요? 고맙습니다." 인사를 하고는 내가 수납해야 할 서류를 팀장님께 인계하고는 열심히 뛰었다.
치과에 도착하니 노노는 진료를 받고 있었다.
어금니 방향이 틀어져서 낫기 때문에 이 사이가 벌어져 음식물이 껴서 잇몸이 부었고, 치실을 사용하라는 말과 함께 충치는 없다고 했다.
"엄마! 이렇게 평일 낮에 엄마랑 밖에서 밥 먹는 거 처음인 것 같아."
노노와 엄마의 평일 낮 첫 외식
"어머! 그렇네? 사진으로 남겨놓아야겠다."
밥을 먹다 말고 사진을 찍으며 둘이 웃었다.
그 웃음 속에는 처음에 대한 기대감과 감사함을 담고 있었다.
평일 한 시간의 외출이 아이와 나에게 처음이라는 단어를 선물해 주었다.
팀장님께 아이와 처음으로 평일 낮에 밥을 먹을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건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드는 생각!
처음으로 평일 낮에 아이와 함께 병원에 가보았고
처음으로 아이는 혼자 진료를 받았고
처음으로 평일 낮에 아이와 함께 밥을 먹었고
처음으로 아이는 처방전을 들고 약국에 가서 약을 타보았고
처음으로 나는 영수증 바코드를 찍고 주차장을 빠져나왔다.
유니폼에 이름표까지 달고 식당에 마주 앉아 아이와 밥을 먹고, 늦을까 봐 사무실로 막 뛰어들어갔어도 선물 같은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글을 쓰고 있는데 아이가 슬며시 다가와 발 마사지를 해준다.
5종 선물세트를 받은 우리 모자는 이런 평범함속의 특별함에 감사한다.
부모 자식간에 공유하는 무언가를 만든 오늘.
노노에게 이런말을 해주고 싶다.
엄마는 늘 너를 지켜보고 그대로 있어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