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유럽 여행 이야기
여행 경비가 떨어진 나는 어쩔 수 없이 아이들 할아버지께 전화를 걸었다.
“그래, 아이들이랑 여행 잘하고 있니?”
“네! 완전 잘하고 있어요. 그런데 문제가 생겼어요.”
“무슨 문제?”
“아직 파리 일정이 남아있는데 경비가 떨어졌어요.”
“그래, 얼마가 필요하냐. “
“네?! 어 한 백이십?”
“이백 보내 줄 테니 아이들이랑 잘 먹고 다녀라 햄버거 같은 거 먹지 말고 한식당도 가고”
“넵! 감사합니다.”
“그래, 또 연락 하자.”
그렇게 문제가 해결되고 돈이 생긴 우리는 액티비티를 신청할 수 있는 가게를 찾아갔다. 주인 분이 한국인이셔서 좀 더 수월했다. 우리가 원하는 시간에 남은 자리가 각각 다른 팀이어서 아이들이 혼자 있어야 했다.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괜찮다고 해서 예약하고 픽업 장소로 걸어갔다. 승합차 같은 게 서더니 큰 아이 이름을 부르고 태워서 떠났다.
그렇게 둘째도 태워가고 나는 패러글라이딩 착륙지점이 있는 곳으로 설렁설렁 걸어갔다.
바람도 잘 부는 것 같고 날씨도 좋아 보였다. 산 위의 날씨는 다를 수 있다고 했지만 하늘에서 끊임없이 내려오는 패러글라이딩을 보니 아이들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내려오는 사람들을 구경했다. 잠시 하늘을 나는 경험을 한 사람들의 표정은 환희에 차 있었다. 우리 아이들은 어떠려나. 내려올 시간이 다가오자 나는 내려오는 사람 중에 아이들을 찾는데 집중했고 다행히 발견할 수 있었다. 둘 다 하늘에서의 기분이 어땠는지 무얼 봤고 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땅에 발이 닿기도 전에 떠들기 시작했다.
“엄마도 꼭 해봐야 해요!”
“정말 아름다워요!”
나도 하고 싶었지만 아쉬웠는데 아이들을 보니 아쉬움은 조금도 남지 않았다. 내가 한 것처럼 기뻤다. 아이 두 명이니까 따블로 기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