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달엔 아가가 폭풍성장을 하지

하루가 다르게 배가 훅, 훅

by 작가 손누리

자궁이 또 한 번 늘어나고 있는 순간을, 35주차에 진입한 이제 와서야 나는 드디어 눈치챌 수 있게 됐다. 절대 찢어지지도, 헐거워지지도 않는 견고한 무언가가 북- 북- 소리를 내며 갈라지는 것만 같은 이 팽팽한 팽창감. 아가는 저조차도 커진 몸을 감당하기 어려운지 마치 스트레칭하듯 온몸을 쭉쭉 뻗고 내 뱃가죽을 밀어내면서 비좁다는 항의를 (온종일 쉬지 않고) 한다. 신축성 좋은 나의 자궁이 서서히 조금씩 모양을 잡아가는 동안 골반에서부터 갈비뼈까지 나는 아가의 크고 작은 움직임 모두를 온전히 느낀다. 걸음마다 느껴지는 이 묵직함, 숨통이 조여 오는 답답함, 멍이 들 것만 같은 뱃가죽 아래에서의 집요한 움직임을 견뎌내고 나면 아가는 기껏해야 앞으로 일주일 정도는 감당 가능한 적당한 공간을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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