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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백일의 썸머 Oct 16. 2019

왜 다시 중국(여행)인가?

50일 중국여행의 기록


대륙의 객잔 ep3 : 프롤로그 D-28

왜 다시 중국(여행)인가?



2018년 항주여행 ©오백일의 썸머




계획된 중국여행과 계획되지 않았던 퇴직


  예상하지 못했던 갑작스러운 취업으로 인해서 여름휴가는 어디로 갈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뜨거운 여름의 절정이던 때 회사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가지못했던 여름휴가의 아쉬움을 달래고자 11월에 잠깐이라도 2018년 한 해를 보냈던 상해에 가서, 보고 싶었던 친구들과의 조우를 계획하고 있었다.


  2018년은 중국에서 정말 후회없는 한 해를 보냈고 그 어느 때보다 마음편한 시간들을 보냈으며, 무엇보다 '나'라는 사람이 더 좋아지기 시작한 계기를 만들어주었기 때문에, '상해'를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는 무언가가 있었고 그 곳에서 만들었던 인연들을 생각하면 애뜻한 감정들이 느껴진다. 한국에서 받았던 상처들과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며 오랜 도시생활에서 얻은 피로의 누적은, 상해에서 만난 친구들이 혹은 따뜻한 날에 한 없이 걸었던 길들이, 그리고 맛있게 먹었던 길거리 음식들이, 자주갔던 음식점들 혹은 카페들 속에서 보듬어졌기 때문에 한국에 다시 돌아와도 마음 한 켠에는 그 곳을 향한 그리움이 있었다. 그래서 1년이나 중국 상해에 있었지만, 그곳에서 했던 치유의 경험때문에 난 다시 그 곳으로 잠시나마 가고 싶었다.


  계획된 중국여행이였고 그렇게 11월에 좋은 가을 날씨를 그곳에서 친구들과 만끽하려는 기대에 부풀었는데, 계획되지 않은 퇴직으로 인해서 조금 더 길게 중국을 다녀오고 경험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계획된 날보다 조금 더 길어진 일정으로.


"왜 또 중국이야?"


  중국 편도행 비행기표만 끊었고, 3~4주 정도의 예정으로 중국을 다녀올까한다는 나의 계획을 들은 지인들의 거의 하나 같은 반응이다. 3~4주 정도로 예상하고 간다고 하지만, 솔직히 나 역시 잘해낼 수 있을까? 광활한 대륙에서 길을 잃어버리지는 않을까하는 불안한 마음이 있는 건 사실이고, 예상했던 여행이 잘 되지 않으면 예정된 일정을 단축시켜서 미완의 모습으로 여행을 마무리할 수도 있다는 계획도 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하나 같은 반응을 보인 지인들이 의아해하는 모습속에는 아직도 중국은 위험한 나라이고, 여러 가지 무성한 공포스러운 뉴스들속에서 과연 여자 혼자 여행하는 것이 괜찮을까하는 염려로 하는 반응인걸 알고 있다. 단 한 사람, 중국에서 어학연수를 했고, 지금도 중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어 가끔 중국을 다녀오는 한 친구만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주었을 뿐이다.




1여년의 중국생활과 중국어


  30대후반에 결정한 1여년의 중국생활은 아직 내가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나이라는 걸 알게 해주었고, 20대들로 무성했던 어학당속에서 내 또래는 쉽게 찾아볼 수 없었지만 나이에 상관없이 한 무리안에 받아들여지는 경험도 특별했었다.


  내가 중국생활에서 가장 큰 소득을 얻었던 경험은, 한국에서는 나이에 대해 아주 민감해서 나와 다른 나이계층과는 쉬이 어울릴 수 없었지만, 중국에서는 취향과 생각이 비슷하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언제든지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이여서, '나'라는 사람이 이 곳 한국보다는 쉽게 받아들여지고 융화될 수 있으며 내가 중시하는 가치들은 나와 맞는 친구들과 공유되고, 그래서 내가 더 소중한 사람으로 느끼게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런 소중한 경험을 했었기 때문에, 그리고 1년동안 중국어 어학당에 다니면서 기본 의사소통과 생존에는 필요한 언어습득이 되었기 때문에, 상해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도 얼마든지 혼자 여행을 감행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다시말해, 1여년의 중국생활과 중국어 공부는 이번 여행의 목적지가 중국으로 결정할 수 있게 해준 이유가 되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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