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소적 책리뷰 - 호숫가살인사건(레이크사이드)

by 깐나

책리뷰 – 레이크사이드(호숫가살인사건)


선입견은 사람들에게서 통찰력과 이해심, 그리고 사고하고자 하는 노력을 앗아가고 그 뒤편에 생각을 하지 않음으로써 파생되는 무지의 편리함만 남기게 된다. 미리 계획해야하는 것들을 제외한 단순히 즐기기 위한 컨텐츠를 접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미리 검색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아쉽게도 이번에 이 책 “리버사이드”를 보기 전에 검색을 하면서 첫 번째 페이지부터 홀랑 스포일러를 당해버렸지 뭔가.



아래부터 스포일러 포함입니다.



그 블로그 리뷰의 정확한 문장 도입부가 기억은 안 나지만, “스와핑” 이 문구가 강렬해서 그 단어가 이 책의 정체성이 되고 말았다. 이 책을 읽어보면 처음부터 그 내용을 작가가 은연중에 흘리는 게 보인다. 그래서 그 선입견에 사로잡혀서 이 부분이 반전이라거나 마지막에서야 밝혀지는 부분이라고 채 생각하지 못하고 “왜 안 밝히지?” 하고 계속 읽어나갔는데, 세상에 책 거의 끝에서나 밝혀지다니 황당했다. 스포일러는 이딴식으로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책의 주제는 그것이 아니다. 외도에 대한 부분은 연막에 불과하고, 사실 본질은 입시비리와 우리아이의 범죄이다.

일본의 입시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면이 있으면서도 고등학교를 갈 때부터도 입시시험을 치러야한다는 더 치열한 부분이 있는데, 이 책에서는 초등학생마저 사립중학교를 가기 위한 입시를 치러야 한다. 아이들의 원활한 입시 성공을 위해서 책의 부모들이 하는 노력들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도덕적 해이가 만연한 이 작품에서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의기투합한 마지막 모습은 오히려 인간적으로까지 보이기도 하다. 어차피 결국 내연녀 1명 죽은 것이 아닌지?

책을 읽기 전에 “당신이 누군가를 죽였다”를 먼저 읽었는데 그 책에서도 그렇고 이 책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듯, 확실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족관은 상당히 회의적이고 불안정하다. 외도를 하는 부모, 그리고 가정의 불안정성에서 생존의 위협을 느끼고 근심하는 아이들, 그리고 거기에서 파생되는 범죄들.

범인의 살인 동기는 누구보다 순수했다. 주인공의 아내 기미코가 범인을 자처하고 연기를 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른 부모들이 막연한 의심과 불안감으로 범죄 은닉에 가담하는 사이 기미코는 본능적으로 기저에서 자신의 아이 쇼타의 살인 동기를 읽었을 것이다. 범인을 자처한 것도 일종의 미필적 고의에 해당한다고 해야 하나.

아이들은 생각보다 예민해서 부모의 감정을 잘 읽고 공감하며 부모의 불안을 자신의 불안과 동일시 한다. 그렇기에 아동기의 아이들에게는 결코 가정의 불화나 경제적 부담을 지우거나 신세한탄을 해서는 안 된다. 어차피 티를 내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하루 24시간 붙어 있는 부모의 감정을 금방 캐치해 내서 불필요한 추가적인 불안감 조장은 할 필요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고작 초등학교 6학년인 쇼타는 가족의 두 번째 와해라는 심리적 불안감을 느껴오다가 아빠의 내연녀를 보고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살인에 당위성이란 있을 수 없지만, 살해 뒤 범행을 전혀 은닉할 줄을 모르는 부분이라든지, 대범한 범행과는 상충 되게 아빠의 눈치를 보며 마사지기를 만들어서 효도 겸 잘 보이기 위한 일종의 뇌물로 몰래 차에 설치해둔다든지 하는 순수한 모습에서 어쩐지 짠한 감정마저 들었다. 생존의 위협에 의해 발버둥치고 노력하는 촉법소년이란 단어를 쓰기조차 미안해지는 초등학생에게서 연민은 쉽게 느껴질 수 있다. 작가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쇼타가 범인임을 알아차렸을 때 주인공이 느꼈을 당혹감, 연민, 죄책감, 안쓰러움을 독자로 하여금 싱크로나이즈 되게 연출한다. 이미 와해 돼버린 그들의 가정은 돌고 돌아 불안정함에서 비로소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안정을 찾아간다. 그렇게 부모가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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