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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p_‘꼭 가보아야 할 세계명소 52’

ddp_‘52 must-visit world attractions’

"공간은 ‘보다 나은 것’이 아니라 ‘선도적’인 ‘원조’가 되어야 한다."


ddp 동대문디자인프라자


뉴욕타임즈가 2015년 ‘꼭 가보아야 할 세계명소 52’에 오른 공간이 대한민국 서울에 있다. 바로 동대문디자인프라자 ddp 이다. 파리의 에펠탑이 낳았던 논란과 비슷하게 ddp는 디자인 선정과 건설 중 많은 반대가 있었다. ddp 개관 후에도 건물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많았다.


제공 서울디자인재단 ⓒSeoul Design Foundation


1960년대 태어난 저자에게 동대문운동장은 ‘동대문스케이트장’과 고교 ‘동대문야구장’으로 기억된다. 역사적으로 이 장소는 1880년대 ‘별기군 훈련장’에서 1920년대 ‘경성 운동장’으로 다시 ‘서울 운동장’명칭으로 불리다가 ‘동대문 운동장’으로 바뀌었다. ddp는 2007년 ‘국제지명초청현상설계경기’를 시작으로 탄생하였다.


건축의 목적은 침체된 도심지역에서 디자인・창조산업을 도심경제의 성장엔진으로 육성하고 디자인・창조산업의 세계적 발신지로서 기능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서 DDP가 되고자 하는 것이었다.


당시 자하 하디드Zaha Hadid라고 하는 세계적 여성건축가의 설계당선작을 두고 논란은 시작되었다. 그 내용은 첫째, 역사와 무관한 건축이라는 것. 둘째, 외계인이 타고온 우주선을 연상시킨다는 것이었다.


ddp는 건축설계 공모부터 세계적 이목과 한국의 건축가들의 욕망, 정치적 이해 등이 뒤엉켜 많은 논란들을 생산했다. 결국 2014년 ddp는 완공 되었고 개관 후 ddp는 현재 서울시민은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고 선망하는 공간이 되었다.


공간의 힘_"개관 1년만에 르부르 박물관 관람객과 맞먹는 방문객"


저자와 친분이 있는 국제적 디자이너들은 서울이 아닌 지방에 일이 있거나, 인천에서 비행기를 환승할 때에도 시간을 내어 서울의 ddp를 방문한다. 그들의 모습에서 하나의 건축 공간이 만들어내는 국제적 힘을 새롭게 느낀다.


서울디자인재단에 따르면 개관 1년 만에 파리 르부르 박물관의 1년 관람객에 맞먹는 방문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ddp개관으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지하철승객 숫자가 2013년에 비해 두드러지게 증가하고 주변 상업시설이 활성화 되었다. 새로운 경험을 주는 공간의 긍정적 힘이다.


ddp 공간은 현재 시민들을 위한 전시장과 회의장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과연 그 요구에 기능적으로 적합한 건축인가?에는 의문이 있다. 자하하디드가 설계를 진행 할 당시 저자는 설계자문위원으로 활동했다. 하디드 측에 곡선과 경사 벽을 갖고 있는 유기적 공간에 적합한 전시 시스템을 꼭 제안해야 한다는 주문을 했었다.


제공 서울디자인재단 ⓒChung Chuha


그러나 아쉽게도 실시설계에 그 요구를 반영한 디자인이 제출되지는 않았다. 아마도 당시 서울시가 변화하는 정치적 상황 속에서 ddp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명확한 방침을 정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분명히 태생적으로 기능에는 문제가 있는 공간이다.


ddp 건축의 긍정적 경험가치


그럼에도 불구하도 저자는 ddp 건축을 매우 긍정적으로 본다. 그 긍정적 이유는 첫째, 새로운 공간감을 시민들이 경험 한다는 것이다. 유기적인 건축 공간이 대한민국에 최초로 만들어졌다. 그 새로운 공간의 느낌을 직접 체험하고 뇌에 기억한 아이들은 기성세대와는 다른 창의적 발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제공 서울디자인재단 ⓒSeoul Design Foundation


창의력이 도시와 국가의 경쟁력이 되는 현시대에 새로운 세대들의 ddp 공간경험은 대한민국 미래에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ddp의 기능적 문제점들은 미래를 향한 이러한 영향력의 가치 하나로도 상쇄하고도 남는다.


제공 서울디자인재단 ⓒSeoul Design Foundation


대한민국 정규 교육과정에서 ddp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을 들여서 지금 ddp가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경험적 미래가치’를 갖게 할 수 있을까? 국가나 도시나 기업은 건축하나, 공간하나에 내재한 가치의 코드를 읽고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둘째, ddp가 긍정적인 이유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 서울이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도시로 브랜딩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하 하디드가 설계했다는 사실 하나 만으로도 전 세계 디자인과 관계하는 사람들이거나 앞서 뉴욕타임스 기사를 언급한 것처럼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서울하면 ddp는 꼭 방문해야 할 곳이 되었다.


'샤넬 크루즈 패션쇼 서울' 이유는 '자하 하디드의 건축', 수혜자는 '서울시'


서울에 ddp가 생긴 후 럭셔리 브랜드들의 전시회의 서울 개최가 급증하였다. 그 가운데 2015년 샤넬 브랜드의 ‘샤넬 크루즈 컬렉션cruise collection’ 패션쇼 행사가 서울에서 개최되는 사건이 있었다. ‘크루즈 컬렉션’이란 부유한 고객들이 겨울에 크루즈타고 지중해 같은 따듯한 곳으로 휴가를 갈 때 입는 가벼운 옷들을 말하는데 요즘은 "가을 옷들을 구입하고 휴가를 앞두고 있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 패션쇼를 의미 한다.1)


샤넬 패션쇼 개최를 사건이라 한 이유는 샤넬이 대한민국에서 개최한 첫 패션쇼였고,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다음 두 번째 패션쇼이었기 때문이다. 서울이 동경과 북경이나 상해를 제치고 아시아에서 두 번째 샤넬의 특별한 패션쇼 개최도시로 선정된 것이다.


샤넬 관계자에게 서울의 선정의 배경을 들었는데 샤넬의 서울 패션쇼 개최는 ‘서울에 자하 하디드의 건축 ddp가 있기 때문’이라는 매우 단순한 답이었다. 그것이 샤넬이 단 하루의 행사에 1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드는 행사의 선택지로 서울을 선정한 이유이다.


국제적 명성을 갖는 건축가의 공간에서 개최하는 패션쇼가 파급력과 시너지가 있다는 판단인 것이다. 샤넬의 아시아 투어 장소 결정은 ddp가 있어서 결정한 것이지만 샤넬크루스의 ddp개최로 인해 서울은 국제적 이목과 관심을 얻게 되었다. 샤넬이 직접 제작한 보도, 홍보자료 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패션관계자 들의 취재와 기사, 행사 방문자들의 sns와 유투브를 통해 도시 서울과 ddp가 홍보되었다.


ddp라는 건축이 있다는 것만으로 서울은 비용을 하나도 쓰지 않고, 대관료를 받으면서도 서울을 홍보하게 된 것이다. 특히 샤넬은 개최지의 문화적 배경과 맥락을 크루즈 패션쇼 의상에 반영하기 때문에 대한민국 국가의 이미지도 고양될 수 있었다.


공공건축 - '선도성' 그 파급력과 무형적 순환가치를 계획해야


여기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국가나 도시가 공공시설물을 건축할 때는 건축이 완성된 후 만들어지게 될 무형적 순환가치를 꼭 점검하고 계획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예산책정 시, 비용이란 단순히 건물을 만드는 비용만을 계상해서는 안 된다.


ⓒSeoul Design Foundation


건축이 완성 후에 나타나게 될 무형적 순환가치를 계획하고 운영하며, 가치를 확장해 가는 비용까지 모두를 아우르는 예산을 계상하여야 한다. 그래야만 국가나 도시의 경쟁력 차원에서 공공건축의 파급력과 효용가치는 높아진다.


만약 서울시가 스페이스 브랜딩의 관점에서 ddp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면 이러한 긍정적 영향에도 불구하고 ddp 디자인의 선택과정에 하나의 아쉬움이 존재한다. 그 아쉬움이란 자하 하디드의 유기적 디자인이 서울에 있는 ddp로서 유일한 건축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전 세계에는 ddp와 유사한 하디드의 건축물들이 존재한다. 만약 하디드의 건축 디자인이 유일한 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ddp가 하디드가 디자인한 최초의 유기적 디자인이라는 차별점이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선도성'에 대한 아쉬움이다.


자하 하디드 하면 바로 떠오르는 건물이 ddp라면 당시의 결정은 최고의 전략적 선택이 되었을 것이다. 스페이스 브랜딩을 위한 건축이나 공간디자인은 차별화를 갖는 ‘선도적’인 것 이어야 한다. 누가보아도 ‘선도적’이미지를 갖고 있어야 이미를 ‘선점’할 수 있고 그 공간의 전파력이나 파급력이 커진다.


공간은 ‘보다 나은 것’이 아니라 ‘선도적’인 ‘원조’가 되어야 한다.2) 선도적 차별화를 위해서는 ‘어떻게 할 것인가?’ 보다는 ‘무엇을 하면 안 되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3) 그것이 따라하기 트렌딩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5줄 요약>


"공간은 ‘보다 나은 것’이 아니라 ‘선도적’인 ‘원조’가 되어야 한다."


"‘샤넬 크루즈 컬렉션’ 패션쇼 서울 개최의 이유는 ddp 건축"


"공공건축은 완공 후의 무형적 가치도 함께 계획되어야 한다."


"공공건축은 국가나 도시의 경쟁력 차원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ddp는 새로운 공간을 통해 서울을 국제적 경쟁력을 갖는 도시로 브랜딩하고 있다."






1) https://en.wikipedia.org/wiki/Cruise_collection

2) 이수정 옮김, 잭 트라우트 지음, "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 청림출판, 2004.7.15., 16쪽

3) 이수정 옮김, 잭 트라우트 지음, "잭 트라우트, 비즈니스 전략", 청림출판, 2004.7.15., 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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