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은 언제나
헷갈리는 계절을 입고 와요
길모퉁이에 핀 꽃은 스스로를 의심하고
바람은 자기 이름을 잊은 채 돌아다녀요
매일 아침
외투를 입을지 고민하다
결국 마음만 껴입고 나왔어요
그게 가장 얇고 가장 무거운 옷이더군요
사람들은 웃지만
눈빛은 늦게 따라오고
햇살은 따뜻한 척하지만
어디엔가 쓸쓸한 냄새가 배어 있어요
9월의 하늘은 가벼워 보여도
그 아래선 무거운 말들이 자꾸 자라요
누가 그러던데
잎은 떨어지기 위해 피는 거라고
그 말 너무 정확해서 아무 말도 못 하겠더군요
오늘도 잎사귀 하나가
어깨에 닿았다가 조용히 사라졌어요
인사도 없이
그게 꼭 어떤 사람 같았어요